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2011 뜬인물 진인물>‘영일대군’ 이상득 퇴장…‘신지식인’ 심형래 끝없는 추락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게 2011년은 악몽의 한 해였다. 유력한 대선 잠룡으로 주목받았던 그는 지난 8월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계기로 무적(無籍) 정치인으로 급전직하했다. 보수적 가치의 대변인을 자임, ‘무상급식=망국적 포퓰리즘’ 깃발을 홀로 들고 시장직까지 걸었던 그의 승부수는 엄청난 정치 격변의 방아쇠가 됐다. 안철수 현상,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 정치권 빅뱅은 ‘오세훈의 결과물’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은 권력 무상을 절감하고 있다. ‘만사형통(萬事兄通)’ ‘영일대군’으로 막강했던 이 의원은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사실상 정계에서 은퇴했다. 이 의원의 보좌관이 SLS그룹 측으로부터 7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됨에 따라 검찰의 칼끝이 언제 자신을 향해올지 모를 운명에 처했다.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추하게 추락했다. 신 전 차관은 이 대통령이 선거법 위반으로 1990년대 말 미국으로 건너갔을 때 인연을 맺은 ‘워싱턴 라인’의 핵심 인물. 지난해 8월에는 문화부 장관 후보자로 인사청문회까지 올랐지만 위장 전입, 부동산 투기 등 ‘비리백화점’ 오명을 쓰고 낙마했다. 급기야 이국철 SLS 회장에게서 10억원대의 금품과 법인카드 등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진보 성향의 곽노현 교육감은 서울시 교육감선거에서 단일화 대가로 박명기 교수에게 2억원을 건넨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돈을 건넨 것은 인정하지만 선의에 의한 일”이라는 곽 교육감의 해명은 두고두고 도마 위에 올랐다. ‘교육대통령’에 올랐던 그는 진보교육의 칼을 빼보지도 못했다.

재계에서도 시대는 가고 세대교체는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법이다.

이학수 삼성물산 고문은 올해 말 고문 자리에서 해촉(解囑)되며 삼성 둥지에서 완전히 떠날 것으로 보인다. 회장비서실,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로 이름은 계속 바뀌었지만 10년 넘게 실장을 하며 삼성 컨트롤타워 1인자로 활약한 이 고문도 세월을 거스르지는 못했다.

오리온그룹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제과그룹으로 발전시킨 담철곤(56) 회장은 한순간에 영어의 몸이 됐다. ‘초코파이 회장님’ ‘미다스의 손’으로 통하던 담 회장은 300억원대 회삿돈을 횡령 및 유용한 혐의로 지난 10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2015년 아시아 넘버원(NO.1)을 꿈꾸던 오리온그룹은 경영 공백을 우려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은 좌충우돌하면서 한 해를 보냈다. ‘초과이익공유제’가 재계와 정부의 벽에 부딪히자 그는 사퇴카드까지 빼들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대선 주자로 꼽히다 국무총리로 발탁돼 잔뜩 기대를 모았던 정 위원장에게 시련은 계속되고 있다.

‘국민 MC’로 사랑받던 강호동은 ‘탈세 연예인’이란 꼬리표를 달고 하루아침에 왕좌에서 내려왔다. 지난 9월 수억원대의 추징금을 부과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강호동 측은 즉각 공식 사과했지만, 국민의 사랑을 받아 돈을 버는 공인의 탈세에 분노한 네티즌의 분노를 잠재우진 못했다. 강호동 퇴출운동이 벌어졌고, 결국 9월 9일 강호동은 잠정 은퇴를 선언했다. 
왼쪽부터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신재민 前문화부 차관, 방송인 강호동, 오세훈 前서울시장, 이상득 의원, 심형래 감독.


80년대의 국민 개그맨, 90년대엔 국가적 첨병인 신지식인 1호로 추앙받은 영화감독 심형래의 추락에는 날개가 없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의 이면은 추악했고, 상처는 곪을 대로 곪았다. 자신이 경영했던 영화제작사 영구아트 직원에 대한 임금 체불, 회삿돈 횡령을 비롯해 도박, 성 로비, 총기 불법 개조 등 각종 범죄 혐의가 드러나면서 순식간에 ‘성공신화’를 무너뜨렸다. 모두가 좋아했던 영구는, 없다.

‘문화대통령’ 서태지는 올해 ‘이혼남’으로 전락했다. 서태지가 이지아로부터 50억원대 ‘위자료 및 재산 분할’ 청구소송에 휘말리며 두 사람이 97년 미국에서 극비리에 결혼했다가 2006년 이혼했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올해 가장 충격적인 뉴스 중 하나로 기록됐다. 더욱이 서태지와 이혼소송에 휩싸인 당사자인 이지아는 정우성과 열애 중이어서 충격을 더했다.


양춘병·장연주·조민선·황혜진 기자

ya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