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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칼럼> 애기봉 성탄 트리를 꺼야하는 이유
김정은 아직 온실속 화초

사소한 행동에 자극될수도

대북선전전의 상징, 애기봉

불필요한 갈등 자제 바람직



북한에 김정은 시대가 열리고 있다. ‘만 27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세 번째 부인 고영희 사이에 태어난 3남, 1998년부터 2년 동안 스위스 유학, 승부욕ㆍ권력욕이 유난히 강한 봉건왕조사회의 후계자.’ 김정은에 대해 알려진 건 이 정도다. 더 기대할 것도 없다. 북한 정보를 총괄하는 국가정보원은 그가 후계자로 지명됐을 때 사진 한 장 가진 게 없었다. 이름도 ‘김정운’으로 알았다. 절대권력자 김정일 사망을 북한 방송을 통해 알고 점심 먹다가 허겁지겁했다니 더 할 말도 없다. 한 해 몇천억원씩 쓰는 국정원의 정보 수준이 이런 마당에 김정은 시대를 대비한 정교한 대북 전략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어쩌랴. 북한에는 김정은이 김정일 장의위원 1번으로 등장했고, 관심은 온통 김정은의 안착 여부에 쏠려 있다. 3대 세습의 봉건왕조를 제아무리 비판해도 현실은 현실이다. 김정은 체제가 흔들려 내부 혼란이 초래되면 결국 대량탈북 사태가 발생하고, 북한은 내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국지적 도발 등 한반도 위기를 고조시킬 우려가 크다. 한국은 물론 주변국이 가정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유례 없는 3대 세습의 안착을 희망하는 것은 ‘세습의 역설’이다. 북한을 악의 축(an axis of evil)으로 지목했던 미국도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명의 성명에서 “북한의 새 리더십이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 이행, 이웃과의 관계개선, 주민인권 존중을 통해 북한을 평화의 길로 안내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김정은 체제의 평화적이고 안정적인 전환(transition)을 통해 한반도의 불확실성이 제거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김정일의 사망은 한국에 위기인 동시에 기회이기도 하다. 1세대 김일성은 동족상잔의 한국전쟁을 일으켜 남북간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고, 김정일도 대결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1999년과 2002년 연평해전, 지난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뿐만 아니라 전문가들은 1983년 미얀마 양곤의 아웅산 테러, 1986년 KAL기 폭파사건 역시 김정일이 주도한 테러와 도발로 꼽고 있다.

김정은의 북한은 예단하기 어렵다. 강력한 우방인 중국이 ‘영도자’로 표현하면서 후계체제를 인정하고, 북한에서도 ‘존경하는 천출위인(天出偉人)’으로 본격적인 우상화에 나섰지만 겨우 27세, 아직은 온실에서 자란 화초일 뿐이다. 1974년 후계자로 지명된 뒤 1994년 김일성이 사망하기까지 20년 넘게 삼촌들과 권력투쟁을 벌이며 체계적인 후계자 수업을 받은 김정일과는 차원이 다르다.

때문에 당분간 김정은은 관리의 대상이지, 견제의 대상이 아니다. 적어도 김정일 100주기, 김정일 1년 탈상이 끝나는 내년 이맘때까지는 김정은을 자극하는 사소한 행동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부전선 대북선전전의 상징인 애기봉 크리스마스 트리는 대승적 차원에서 종교계가 자발적으로 꺼서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 탈북자단체의 대북전단살포 역시 중단해야 한다. 조의와 조문도 좀 더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민 여론도 김일성 사망 때와는 달라졌다. 한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 정부와 민간 조문을 불허해야 한다는 응답은 26%에 불과했다. 조문정국을 남북관계 개선에 활용하라는 것이다. 중국 전문가인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도 “해외 유학파인 김정은이 중국의 등소평이 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개혁ㆍ개방에 희망 섞인 기대를 걸었다. 김정일 시대의 종말과 함께 미래지향적인 남북관계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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