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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구 기술위원회는‘허수아비’?
태극마크를 달고 뛸 선수들을 선발하고, 대표팀 지도자를 선임하고, 대표팀의 기술적 역량 강화를 꾀하는 곳은 기술위원회다. 아니 기술위원회여야 한다. 그러나 지금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기술위원회 소집없이 현 감독이 경질되고, 신임 감독 선임 사실이 널리 알려지고 난 후에야 뒤늦게 기술위원회가 발표하는 식이다. 대한축구협회(회장 조중연)와 기술위원회(위원장 황보관)가 대표팀 감독 선임을 놓고 보인 행태는 한 나라의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기술적인 조언과 지원을 하는 조직이라고 보기 어렵다.
조 회장과 축구협회는 조 감독 경질 직후 “감독 경질은 기술위원회 소관”이라고 책임을 회피했다. 부임한 지 불과 한달된 황보관 기술위원장이 기술위원회도 구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 감독을 만나 경질 방침을 전달했는데, 회장이 몰랐다는 것이다. 황보관 위원장이 조 감독이 협회 최고위층의 의사를 전달했다는 것은 세살짜리 어린아이도 알 수 있는 정황이다. 비난이 빗발치고 나서야 부랴부랴 기술위원회를 구성해 허둥대고 있는 모양새다.
21일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을 조 감독의 후임으로 내세우는 과정에서도 기술위원들은 여전히 병풍에 불과했다.
전 국민이 알고난 후에야 기술위원회가 뒤늦게 소집돼 ‘차기감독은 최강희’라고 발표했다. 일부 기술위원들은 20일까지도 기술위원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몰랐고, 위원회에 올 때도 ‘뉴스를 보고 최강희 감독이 유력하다는 걸 알았다’고 털어놨다.
외국인 감독 영입설이 나오면서 황보관 위원장이 외국으로 날아갈 것이라고 믿는 기술위원도 있었다. 그러나 황보관 위원장은 조중연 회장과 최강희 감독을 만나고 있었다.
외국 감독 이름이 거론됐지만 직접 접촉한 사실이 있는지 조차 의심스런 상황이다.
이쯤되면 기술위원회는 존재 이유를 알 수가 없다. 협회 고위층과 위원장이 직보라인으로 입맛대로 일을 처리하면서 나쁜 선례를 남기고 말았다.
이번 감독 교체는 대표팀을 월드컵 본선에 진출시키는 최선일 수도 있지만, 기술위원회가 거수기 혹은 허수아비로 전락했음을 중계하는 셈이 됐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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