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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자대가 신년대담>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양털깎기 장이 될 수 있다.”

가치투자 부문에서 국내 최고 권위자인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올 해 상당한 투자기회가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그는 2009~2010년이 성장가치의 해였다면, 2011년을 기점으로 수익가치와 자산가치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설명한다.

"패러다임의 변화다. 수출대기업중심의 성장이 한동안 증시를 이끌었지만, 이제는 내수기업,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균형이 증시를 이끌 것이다. 올 해 불확실성이 크다는 전망이 많은데, 성장둔화, 즉 꿈의 힘이 약해진다는 뜻이다. 이런 때는 현실에 존재하는 확실한 것, 수익이나 자산의 의미가 돋보이기 마련이다”

’현실’에 무게중심을 두기 때문에 올 지수흐름 예측은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현재 지수대비 ±10% 정도의 폭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고, 코스피 주식순자산가치(PBR) 1배인 1650의 지지력에는 강한 믿음을 가졌다.

“현재의 자본주의 시스템이 적어도 한 세대(30년) 안에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다. 시스템이 깨지지 않는다면 공황은 오지 않는다. 순자산가치 1배, PBR 1배라는 가치투자의 중요한 기준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럼 무엇에 투자해야할까? 이 부문에서 ’양털깎기’ 스토리가 나온다.

2009~2010년에는 연간 수십 퍼센트 씩 이익이 늘어나는 수출대형주가 워낙 화끈하게 움직였기 때문에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연간 10% 내외의 이익성장과 꾸준한 배당을 하는 수익 및 자산가치주는 소외를 당했다. 그런데 2011년부터 수출대형주의 상승에너지가 약해지면서 이제는 수익 및 자산가치주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더 돋보일 때라는 설명이다. 황소를 다 잡아먹었으니, 이젠 그동안 부쩍 자란 양털을 깎아 곳간을 채울 때인 셈이다.

저성장시대 꾸준한 이익성장이 계속될 필수소비재 중심의 수익가치주, 그리고 수익성을 갖춘 자산이나 현금이 많지만 시장가치는 낮은 자산가치주를 유망하게 봤다. 또 우량계열사를 보유한 지주회사, 현금많은 기업, 정상회복(turnaround) 예상종목 등을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국내 기업 평균 시가배당률은 연 1.1% 밖에 안된다. 다른 OECD국가들의 절반도 안된다. 한국투자밸류펀드의 연평균 시가배당률은 1.7%다. 성장주 시대에 1.7%의 배당은 커보이지 않지만, 저성장시대에서는 결코 작지 않은 숫자다. 올 해는 소액주주운동, 배당압력,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 등이 많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배당은 자기자본수익률(ROE) 부담이 커지는 때 자본부담을 줄이고, 주주이익까지 높이는 일석이조의 방법이라는 점에서 접근하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지난 해 하반기부터 움직임이 뚜렷해진 테마주에 대해서도 구조적으로 성장할 수 밖에 없는 테마로 대상을 압축하라고 조언했다.

“아몰레드(AMOLED), 시스템반도체, 엔터테인먼트, 게임, 바이오, 식량, 에너지, 환경 등은 미래를 만드는 과정에서 구조적으로 성장할 수 밖에 없는 테마들이다. 섣불리 나서면 안되지만 구조적 변화를 예의주시할 필요는 있다.

가치주 전략의 최소투자목표로는 정기예금금리에 최근 10년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CPI) 3.2%을 더한 6~7% 수준을 제시했다. 특히 지난 해 코스피가 11% 빠질 동안에도 한국밸류펀드는 ’플러스’ 수익률을 지킨 점을 강조했다. 성장주펀드는 올 해 작년 손실을 다 만회해야할 부담이 있지만, 한국밸류펀드는 그렇지 않다는 뜻이다.

“상승장에서 수익을 더 내는 것보다, 하락장에서 손실을 덜 보는 게 가치투자다. 시장위험(β)을 제거하고 절대수익(α)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헤지펀드다. 2011년 초부터 따지면 올 연말에는 성장주전략과 가치주전략의 편차는 더욱 크게 벌어질 수 있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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