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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리아머니의 기업사냥, 성장은 빠르지만, 실속은 글쎄
우리나라의 해외기업 인수합병(M&A)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경쟁국인 일본, 중국은 물론 인도 보다도 크게 뒤쳐지고 있다. 또 사들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너지를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에서, 규모성장보다 성공사례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9일 자본시장연구원과 국제연합무역개발협의회(UNCTAD) 등에 따르면 2008년 금융위기로 크게 위축됐던 국경 간 M&A 시장 규모는 2009년 5000억 달러에서 2010년 6780억 달러로 36% 증가했다. 작년에는 5월까지 4480억 달러를 기록해 월평균으로 환산하면 전년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우리나라의 글로벌 M&A만 늘어난 게 아니라 시장 자체가 커졌다는 뜻이다. 물론 5년간 51배의 성장속도가 빠른 것은 분명하지만, 일본, 중국은 물론 인도와 비교해도 절대금액에서 한참 뒤쳐진다.

특히 일본과 중국은 글로벌 경제패권과 연결된 자원개발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 분야에서 한참 뒤떨어져 있다. 최근 일본은 원가절감을 위해. 중국이나 인도는 글로벌 기술 및 시장기반 확보를 위한 M&A에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유럽 자회사인 두산파워시스템은 작년 말에 독일의 발전설비업체인 ‘AE & E렌체스’를 인수했다. 제일모직은 악어백 브랜드인 이탈리아 ‘콜롬보 비아 델라 스피가’를, 휠라코리아는 미국 골프브랜드 타이틀리스트와 풋죠이를, 아모레퍼시픽은 프랑스 향수 브랜드 아닉구딸을, 이랜드는 이탈리아 가방 브랜드는 만다리나덕을 인수했다. 하지만 시너지에 대한 확인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자본시장연구원 김갑래 연구위원은 ”2008년 산업은행이 리먼브러더스 인수를 추진하다가 곤욕을 치렀다. 싸니까 산다는 게 아니라 시너지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에는 연·기금도 기업과 협력해 국외 M&A를 계획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작년부터 삼성물산, SK, GS 등 6개 대기업과 사모투자펀드(PEF)를 조성해 국외 통신, 플랜트 건설사업 등에 투자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원래 투자계획은 1조원 가량이었지만 작년 말 4조원까지 늘어났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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