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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노 대통령 서거하지 않았다면 정치 안 했을 것”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에게는 ‘노무현 그림자’, ‘왕수석’, ‘폭풍간지’, ‘문제아’라는 별명이 노상 따라다니지만 그가 가장 좋아하는 별명은 ‘노무현 그림자’라고 했다. 또 그의 자리 앞에는 수십개의 명패가 늘어서있지만 그가 가장 사랑하는 직함은 ‘부산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이었다.

늘 제일 앞자리에 서있기 보다는 한 걸음 뒤에 물러서 사람을 먼저 생각했던 문재인 이사장이 정치에 첫 발을 디디며 이제 가장 앞자리에 섰다. 치열한 대권주자 2위 다툼의 주인공이 아닌 첫 번째 자리로 나서기 위한, 때문에 배우 한혜진은 이제 1등을 하라며 ‘문제일’이라는 별명을 붙여준 문재인 이사장이 9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에 출연했다.

문재인 이사장은 이날 방송에서 30년 동반자 故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와 인간 문재인이 견뎌온 삶의 고비와 굴곡에 대해 전했고, 정치로 접어든 지금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사실 문 이사장은 정치인으로서 세상에 서는 것이 두렵다고 했다. 

문 이사장은 “정치는 나와 맞지 않는 것 같다”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하는 것을 보고 원칙과 소신을 지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됐다. 원칙을 지키며 정치를 하는 것은 너무나 큰 고통이 따르는데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문 이사장이 정치길에 발을 들인 데에는 30년이라는 인생의 길을 함께 걸어온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가 계기가 됐다.

문 이사장은 이날 “만일 (노 대통령이) 서거하지 않았다면 정치길로 접어들지 않았을 것이다. 또 대통령께서도 정치를 하라는 말씀도 안 하셨을 것”이라면서 “피하고 싶었던 길이었다. 그런데 첫 걸음을 디디게 됐다”고 담담히 전했다.

노 전 대통령과 문재인 이사장과의 관계는 세상이 아는 것처럼 특별하고 깊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나 인권변호사로 활동하고 노 전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한 뒤 함께 청와대에 들어서게 됐던 것, 그리고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을 곁에서 지켰던 이야기에는 두 사람의 지난한 30년이 켜켜이 쌓여있었다. 문 이사장에게 노 전 대통령은 혼자 있을 때나, 문득 어떤 질문을 받을 때 불현듯 떠올라 눈시울이 붉어지게 하는 사람이었다. 오랜 지기이자 동반자가 곁을 떠나자 문 이사장은 자연스럽게 정치길로 들어서게 된 것이다.

하지만 두려움이 컸기에 결심이 쉽지는 않았다.

문 이사장이 단단한 결심을 내릴 수 있었던 것에는 ‘절박한’ 국민의 심경이 담겨있었다. 문 이사장은 “이 정부에 들어서며 모든 것이 무너져버렸다. 이런 정부가 계속된다면 우리나라는 절단나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염원이 절실하고 절박하다”는 생각이 정치인으로의 삶에 대한 결심을 굳히는 계기가 됐다.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갈망이 큰 만큼 문 이사장은 가장 강력한 대권주자로 떠오르는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 ‘희망’이라는 두 글자로 그의 장점을 설명할 수 있었다. 문 이사장은 안철수 원장에 대해 대세 박근혜 위원장을 꺾을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면서 “성공한 기업인이며 젊은 세대와 소통과 교감을 한다.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와 정권교체의 희망이다. 충분히 그럴만한 평가를 받을 사람”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런가 하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서는 “그 분은 정치고수이고 나는 정치 초년병”이라면서 “정치 내공이 깊고 신뢰와 일관성이 있으며 나라를 생각하는 절절한 마음이 큰 장점”이라고 꼽았다.

문 이사장은 또 이날 방송에서 지독히도 가난했던 유년시절과 학생운동 등으로 학교로 돌아갈 수 없었던 대학시절, 아이돌 못지 않은 근육몸매를 과시했던 특수부대 시절과 아내와의 러브스토리 등을 전하며 첫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마쳤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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