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뿐 아니다. 이라크, 나이지리아, 카자흐스탄 등 주요 원유 생산국의 정정불안이 올 한해 국제 원유시장의 최대 위협요인으로 부상 중이다. 이들 원유 생산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져 원유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국제유가의 단기급등이 불가피하다는 게 안팎의 지적이다.
16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이란, 이라크, 나이지리아, 카자흐스탄 등 4개국의 하루 원유 생산량(2010년 기준)은 1073만 배럴로 전세계 생산량의 13%를 점유하고 있다. 이란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425만배럴(세계 5위), 수출은 209만배럴로 세계 5위다. 특히 중국, 인도, 일본 등 대 아시아 수출이 전체의 2/3를 차지해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될 경우 아시아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이라크의 생산량은 하루 241만배럴로 세계 12위, 수출은 187만배럴로 6위다. 지난해 12월 미군 철수 후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에서 종파분쟁으로 추정되는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하는 등 유혈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나이지리아는 하루 생산량 246만배럴로 세계 11위 규모이지만 세계 3위 규모인 226만배럴을 수출하고 있다. 대표적인 반군 조직인 니제르 델타 해방운동(MEND)의 석유시설에 대한 공격이 빈발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연말 이후 과격 이슬람 무장단체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폭탄테러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하루 208만배럴을 생산 중인 카자흐스탄에서는 최근 국영 석유회사의 노동자 해고로 대규모 유혈사태가 발생했고, 장기집권에 따른 정정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이밖에 수단, 시리아 등 MENA(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에서도 ‘아랍의 봄’ 시위가 재확산되면서 정정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란을 제외한 다른 생산국들의 정정불안도 국제 원유시장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이들 나라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공급차질 충격은 단기간 내 집중될 것으로 예상돼 단기 수급 안정을 위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창훈 기자 @1chunsim> chuns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