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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 관장이 키운 ‘파이팅 뷰티’ 임수정 “난 더 싸우고 싶다”
국내 여성 격투기 대표주자인 ‘파이팅 뷰티’ 임수정(27)이 최근 국제전에서 쾌승하며 또 한 번 스승 이기섭 관장을 흐뭇하게 했다. 은퇴 고민을 후련히 털어내고 현역 연장의 꿈을 되살렸다.

미모와 실력을 겸비해 해외에서도 지명도가 높은 임수정은 영화와 버라이어티쇼 출연, CF 촬영 등 스포츠 스타로서 남부럽지 않은 화려한 나날을 보내던 중 지난해 뜻하지 않은 구설에 오르며 최대 위기를 맞았다. 게다가 링 위가 아니라 과외 활동에서였다.

갈비뼈 부상을 안은 채 일본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현지 남자 개그맨 3명과 스파링을 벌인 게 화근이었다. 이들이 쇼프로그램의 관례를 깨고 실전처럼 덤벼들었던 것. 개그맨 중엔 아마추어 선수도 포함돼 있어 아무리 선수라도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온 몸에 부상이 더해졌다.

일본 방송사에 완전히 속은 거나 다름없었다. 사정을 모르는 팬들은 덮어놓고 임수정을 실력이 부족하다며 비난하거나 때론 불쌍하게 쳐다봤다. 경기에서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격투기 선수에게 실력론과 동정론은 감당할 수 없는 충격으로 되돌아 왔다. 한동안 두문불출, 길거리에서 팬들이 알아보더라도 도망가기 일쑤였다. 이대로 은퇴할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국내 격투기대회 ‘더칸 3’ 대회에 출전한 게 이런 몸과 마음의 아픔을 치료하는 특효약이 됐다. 그는 이 대회에서 일본의 신흥강자 미쿠 하야시에게 두 차례 다운을 뺏는 등 압도적 경기력을 뽐내며 판정승을 거뒀다. 마음 한켠에 남아 있던 부담을 완전히 털고 활활 타오르는 투지를 되찾았다.

승리가 확정된 뒤 한바탕 눈물을 쏟아낸 임수정은 “링 위에 오르니 마치 고향에 돌아온 것 같았다. 이번 경기를 치르고 은퇴에 대해서 결정을 내리려고 했는데 내 답은 조금 더 싸우고 싶다는 것이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조용직 기자/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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