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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찍한 미들턴 머리장식…英왕실 경마선 못보겠네

영국 ‘로열 애스콧 레이스’

헤어장식·짧은치마 유행

“전통 훼손된다” 비판에

입장객 모자착용 의무화

치마 길이도 무릎 아래로…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냐 아름다운 전통의 고수냐’

영국의 왕실 경마 ‘로열 애스콧 레이스’(Royal Ascot Race Meeting)가 전통적인 드레스 코드를 지키려고 입장객의 복장 규정을 강화하는 내용의 복장 규칙을 최근 발표했다.

이 복장 규정에 따르면 입장관객은 모자 착용이 필수다. 여성은 치마 길이가 무릎 아래를 넘지 않아야 한다. 남성은 정장 차림에 검정색 혹은 회색 모자 착용을 의무화했다. 

영국에선 애스콧 경마대회가 왕실뿐 아니라 국민에게도 국가적 자부심과도 같은 축제였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말과 기수들의 경연뿐 아니라 경마대회를 찾은 관람객들의 화려한 패션과 모자가 볼거리였다. 하지만 최근 일부 관람객들이 경마대회의 마스코트라고 할 수 있는 모자를 착용하지 않고 헤어 장식으로 대체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전통이 사라진다는 우려도 크게 늘었다. 이에 애스콧 경마대회 측이 복장 규정 강화라는 특단의 조치에 나선 것이다.

▶정장 대신 배꼽티ㆍ미니스커트 입장객 앞으론 사절=로열 에스콧 경마대회는 19세기 초까지는 일반인은 관람이 불가능했던 왕실 경마대회였다. 지금도 왕실 가족과 왕실에서 초대한 손님들만을 위한 마련된 로열 엔클로저라고 불리는 자리가 있다.

그래서 권위와 전통이 영국의 다른 경마대회보다 엄격하게 지켜졌다. 하지만 최근 에스콧 경마대회에는 우아하고 기품 있던 의상보다는 어깨끈이 없는 옷, 배꼽티 등 관람객들의 민망한 패션이 크게 늘었다. 특히 로열 엔클로저 구역에서도 이 같은 패션을 보는 것은 흔한 일이 됐다.

젊은 층의 경마관람객은 모자보다는 간편한 머리장식을 많이 선호한다. 케임브리지 공작부인 캐서린 미들턴(애칭은 케이트)과 베아트리체 공주, 유제니 공주 등 패셔니스트 왕실 가족들도 단순한 디자인의 액세서리를 머리에 장식하고 경마관람을 나선다. 머리장식은 꽃, 천, 깃털, 레이스, 망사 등 눈길을 끄는 디자인으로 구성된다. 머리장식은 모자와 다르게 사이즈는 갈수록 작아지고 헤어핀과 헤어밴드로 간편하게 고정 가능하기에 착용이 간단하고 편한 장점이 있다.

▶영국인의 남다른 모자사랑도 전통 고수에 한몫=경마가 태동한 유럽에서는 경마장이 사회적으로 유력한 인사들의 고급 사교의 장이었고 여성들은 저마다 개성있고 화려한 모자로 매력을 뽐냈다.

영국인들의 모자사랑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중요한 행사에 예의를 갖추는 의미로 모자를 착용한다. 관람객들의 패션, 특히 크고 화려한 모자는 애스콧 경마대회를 상징하는 독특한 문화다.

로열 애스콧 경마대회 관계자는 이번 복장 규정 강화에 대해 “상류층의 영국 귀족들도 거추장스러운 모자를 대신해 간단한 헤어핀이나 장식으로 대체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전통을 지키려고 패션의 자유만큼은 로열 애스콧 경마대회에서 예외로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관람객들의 화려한 패션과 모자가 경마대회의 대표적인 볼거리로 자리잡은 데에는 그동안 로열 엔클로저와 관련된 엄격한 복장 규정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은 규정이 유명무실했었다.

이번에 강화된 복장 규정은 로열 엔클로저 장소뿐 아니라 일반관람객 입장 구역에서도 권장되는 사항이다.

닉 스미스 애스콧 경마대회 대변인은 “머리장식도 격식을 갖춘 패션 소품으로 모자와 다르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여왕과 어울리는 자리인 로열 엔클로저 자리에서 만큼은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라며 모자 착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로열 애스콧 경마대회는 앤여왕이 1711년 윈저성 인근 애스콧 지방에서 연 경마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6월 중순에 열린다.

심형준 기자/cerj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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