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은 6일 새벽(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담맘 모하메드 빈 파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12 런던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김보경의 극적인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원정경기인 만큼 일방적인 응원 속에서 치러진 이날 경기에서 올림픽축구대표팀은 귀중한 승점 1점을 보탰다. 승점 1점을 추가한 한국은 2승2무(승점 8)로 카타르와 2-2로 비긴 오만(2승1무1패 승점 7)을 따돌리고 조 1위를 지키며 7회 연속 올림픽 진출을 위한 순항을 계속했다.
원정이라는 불리한 여건을 감안하더라도 전반적인 경기 내용은 졸전이었다. 특히 한국의 공격은 무기력했다. 패스의 세밀함이 부족한 공격력은 이렇다할 기회조차 만들지 못했다. 전반전 홍정호의 헤딩 슈팅이 크로스바를 때린 것으로 제외하면 이렇다할 공 찬스도 만들지 못했다.
한국의 창이 무뎌진 사이 사우디의 창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후반 15분 우리 진영 아크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쿠다리가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다. 골키퍼 이범영이 선방했지만 공은 다시 쿠다리 앞으로 갔고, 쿠다리는 재차 오른발로 슈팅하며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사우디의 매서운 역습에 한국의 수비진은 쉽게 무너졌다.
한국은 이후 윤빛가람(성남)과 김태환(서울), 김민우(사간도스) 등을 투입해 공세를 펼쳤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공격수간 패스는 여전히 부정확했고 골 찬스도 살리지 못했다. 코너킥이나 프리킥 세트피스 찬스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반면 사우디는 역습으로 추가골을 노리며 적절히 템포를 조절했다.
부심의 추가시간 4분을 알리는 전광판을 들어올릴 때에는 패배의 어두운 그림자가 한국팀을 감쌌다.
그러나 그대로 침몰할 것만 같았던 홍보명호에는 해결사 김보경이 있었다.
김보경은 후반 추가시간에 홍정호(제주)의 롱패스를 김현성(서울)이 머리로 떨어뜨리자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몸을 날리며 왼발 논스톱 슈팅. 사우디의 골망을 흔들었다. 90분간 쌓였던 체증이 내려가는 순간이었다.
김보경의 동점골은 그 의미가 다르다. 동점골이 나오지 않았다면 런던올림픽을 향해 순항하던 홍명보호가 방향을 잃고 큰 위기에 빠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이 사우디에 패배했다면 그동안 지켜왔던 조 1위를 오만에 내줄 뻔 했다. 그리고 오만 원정경기마저 많은 부담을 안고 치뤄야 했을 것이다.
김보경은 앞선 오만과의 최종예선 1차전에서도 쐐기골을 박아 홍명보호의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중요한 순간마다 해결사로 나서고 있는 셈이다.
오는 22일 오만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면 한국은 남은 경기결과에 상관없이 런던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할 수 있다. 그야말로 위기의 홍명호를 김보경이 구해냈다.
〈박세환 기자〉gre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