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수 난개발로 인한 지반 침하 현상이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北京)까지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중국에서 가장 ‘목마른 도시’인 베이징 시는 지반 침하를 막기 위해 인공으로 지하수를 채워넣는 작업에 나선다고 둬웨이왕이 27일 보도했다.
베이징 시는 오는 2014년 남부 창장(長江)에서 베이징으로 물을 끌어올리는 ‘남수북조’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지하수 메우기 사업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빗물 또는 폐수를 모아 인공으로 지하수를 채워넣는 방법 외에도 지하수 수질 오염 방지를 위해 지하수 보호 구역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는 최근 지반 침하 현상이 심각해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베이징은 지하수가 전체 용수의 65%를 차지할 정도로 지하수 의존도가 높다. 국제적 기준은 지하수가 전체 용수의 40% 이하로 돼 있다.
베이징에서 지난 10년 동안 이 기준량을 초과해 취수한 지하수 용량은 56억㎥에 달했다. 이는 인공호인 베이징 이허위안의 쿤밍(昆明)호 2800개를 파낸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베이징의 지하수 수위는 1999년 평균 12m에서 2010년 24m로 낮아졌으며, 지반 침하 면적은 2650㎢에 달했다. 지반 침하가 특히 심각한 곳은 하이뎬(海淀)구, 차오양(朝陽)구 등 경제 중심지와 번화가다.
이 같은 지반 침하는 환경 파괴뿐만 아니라 수도관과 가스관 등을 파손시켜 대형 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다. 실제로 2000년 이후 베이징 시에서는 3분의 1이 넘는 수도관이 파손된 것으로 집계됐다.
베이징은 중국 내에서도 물 부족이 가장 심각한 지역이다. 시의 연간 1인당 물사용량은 100㎡ 이하로 세계 기준인 1000㎥의 10분의 1 밖에 안된다. 게다가 인구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물 부족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베이징 시의 인구는 5년 동안 600만명이 증가했지만 물 사용량은 오히려 감소하는 기현상이 나타난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여기에다 폐수를 지하수 채우기에 사용할 경우 오염을 초래할 수 있어 베이징 시의 지하수 메우기 사업이 적극적으로 이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희라 기자> / 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