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산업동향 전년동월보다 나빠졌지만…전월보다는 개선
광공업 전년비 2.0%감소전월보다는 3.3% 증가
“극심한 경기부진서 전환”
시장선‘ 긍정론’우세
정부선‘ 신중론’여전
하락 일색의 경기 흐름에 미세한 변동요인이 나타났다. 하지만 혼란스럽다. 계속 나빠지고 있는 건지, 좋아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건지 판단이 쉽지 않다.
29일 통계청이 내놓은 ‘1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제조업 흐름을 나타내는 광공업생산이 전년 같은 달보다 2.0% 감소했지만 전월보다는 3.3% 증가했다. 지난해 10~12월 3개월 연속 감소한 흐름에서 벗어났다. 전월과 전년 동월 비교치가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보통 우리나라 제조업 지표는 설(1~2월)과 추석(9~10월)이 끼여 있는 달에는 혼란스런 흐름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 설은 2월이었지만 올해는 1월에 들어 있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주요 지표들이 전월보다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설 이동효과 등을 감안할 때 향후 경기 흐름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긍정론’이 약간 우세하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보통 설이 끼여 있는 1~2월 지표를 볼 때는 전년 동월비가 아닌 전월비를 보는 게 맞다”며 “광공업생산이 전월 대비 3.3% 증가한 것은 극심한 경기부진에서 전환되는 걸로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제조업 생산 개선 여부를 알 수 있는 재고와 출하 상황도 혼조세다. 지난달 재고는 전월 대비 2.7% 감소하고 출하가 3.4% 증가하면서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이 전월에 비해 6.7%포인트 하락한 108.2%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출하가 2.4% 감소했고, 재고는 무려 20.9%나 증가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80.6%로 전월보다 3.6%포인트 상승하며 80%대에 복귀했다.
내수가 어떤지 보여주는 서비스업생산은 부동산ㆍ임대업의 부진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0.9%, 전월에 비해서는 1.1% 증가했다. 소비지표인 소매판매액은 전월보다 0.8%, 지난해 1월보다 0.9% 증가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 차량연료ㆍ음식료품 등 비내구재(2.2%)와 컴퓨터 등 내구재(1.9%)가 증가했지만 승용차가 13.8%나 감소해 석 달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 투자가 증가하면서 전월 대비 16.1%, 전년 동월 대비 7.8% 늘어났다. 하지만 설비투자 지표는 매달 변동성이 심해 경기 흐름을 판단하는 지표로 활용하는 데 무리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재정부 관계자도 “반도체 등 일부 업종 투자확대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전반적인 투자확대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기계수주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 감소했고 건설기성은 건축과 토목공사 실적 저조로 전월보다 12.6%, 전년 동월보다 6.4% 각각 줄어들었다.
한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9~11월 석 달간 하락하다가 지난 1월에는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향후 경기를 판단해볼 수 있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3포인트 올라 두 달째 상승했다.
<신창훈 기자> / chuns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