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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마트 아스파라거스의 비밀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일요일인 지난 6일, 이마트 양재점 채소 매대에 유독 카트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귀족 채소’라 불리는 아스파라거스를 구입하기 위해서다. 바로 옆에서 콩나물을 판매하는 점원 A씨는“요즘 아스파라거스만 잘 나간다”며 “벌크(큰 박스)로 들여와도 연령층을 불문하고 손님이 몰려 금세 없어진다”고 했다.

고가의 아스파라거스가 제철(4~5월)을 맞아 이마트에서 날개 돋힌 듯 팔리고 있다. 홈플러스, 롯데마트에선 구색맞추기 정도인 이 채소가 이마트에선‘히트 상품’반열에 올랐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주문하면 접시에 함께 나오는 아스파라거스와 이마트 사이엔 어떤 사연이 숨어 있는 걸까.

11일 이마트에 따르면 4월 현재 이마트 전매장(142개)에서 판매되는 아스파라거스의 매출신장률(전년동기 대비)은 312%로 채소 가운데 단연 돋보인다. 샐러리(42%) 브로컬리(35%) 케일(21%)과 비교하면 확연하다.

일단 몸에 좋다는 입소문이‘아스파라거스 바람’을 일으켰다는 분석이다. 섬유질이 풍부하고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 채소의 대명사로 통해 유행을 탄 것. 여기에 3년 전만해도 100g당 3000원대였던 가격이 국내 재배가 시작되면서 큰 폭으로 내려간 점도 한 몫했다.

가격과 국내재배. 바로 이 대목에 이마트 아스파라거스의 비밀이 담겨 있다. 이마트에서 파는 아스파라거스는 국내산(전남 화순)이 100g당 980원, 미국산이 1245원(매장에서 400g단위로 판매)이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가 100g당 각각 2480원, 1533원에 파는 것과 비교하면 이마트가 최대 2.5배가량 저렴한 셈이다.

이와 관련, 이마트 관계자는“화순에서 생산되는 물량 가운데 일부 고급식당으로 나가는 것을 제외한 95% 가량을 전량 매입해 경쟁업체보다 싸게 팔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순군청에 따르면 관내에서 올해 생산되는 아스파라거스는 50t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10일부터 화순군청 등이 출자한 화순농특산물유통회사가 아스파라거스 농가의 생산량을 수거해 이마트에 본격 공급하면서 양측의 관계는 돈독해졌지만, 이전까지 만해도 거래 자체가 성사되지 않을 뻔 했다. 

아스파라거스의 특성상 한 번 심은 뒤 판매하는 데 3년 가량 걸리는 만큼 재배 비용을 충당하려면 1㎏당 1만원의 연중 동일가격으로 매입해야 한다고 농가 측이 주장해서다. 이 때문에 지난해엔 한 차례 거래하는 데 그쳤으나, 올해 이마트가 농가 측 조건을 수락했다. 이른바‘상생’차원이다.

화순농특산물유통회사 관계자는“ 1㎏당 1만원이라는 가격은 도매시장에 팔 때 받는 가격보다 30% 정도 더 받는 것”이라며“아스파라거스의 대중화가 덜 됐고, 시장 시세가 아직 불안정하다는 걸 감안하면 이마트 때문에 농가에 이득이 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현재 매장에선 국내산과 미국산의 7대 3의 비율로 섞여 있는데, 이달 중순부터는 국산 채소류 활성화를 위해 100% 국내산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이마트 주요 채소 매출 신장률> 단위:% (출처-이마트)



아스파라거스-312

샐러리-42

브로콜리-35

케일-21



*올 4월 기준, 지난해 동기 대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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