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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스무디킹 美본사 전격 인수
국민연금 등과 총 571억 투자
42세 김성완대표 10년 분투 결실

MCM·휠라에 이은 역인수 사례
경제위기속 실탄축적 국내기업
글로벌 브랜드 인수 잇따를듯


2002년 중반, 주요 언론사로 보도자료가 하나 날아왔다. 과일빙수쯤되는 제품을 파는 점포를 한국에 내는 데 미국에선 유명한 브랜드인 ‘스무디킹’이니, 기사 게재를 부탁한다는 지인의 전언도 함께였다. 

그러나 당시 ‘스무디킹’을 소개하는 기사는 거의 노출되지 않았다. 쉽게 말해 무시를 당한 셈이고 ‘스무디킹’1호점은 2003년 명동에 조용히 문을 열었다.

이런 ‘스무디킹’을 국내에 들여온 김성완(42)대표가 일을 냈다. 스무디즈코리아는 9일 미국에 있는 스무디킹 본사를 5000만달러(한화 약 571억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스무디즈코리아 측은 “영국 스탠다드차타드가 운영하고 있는 사모펀드 SCPE와 국민연금 등으로부터 총 580억원을 투자받아 지난 7일 스무디킹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국내 음료업계에서 한국법인이 해외 본사를 인수한 건 스무디즈코리아가 처음. 존재감이 없다는 이유로 소외당한 지 10여년 만이다.

김성완 대표의 행보는 그동안 외국 회사의 한국법인이 본사를 인수한 ‘역인수’의 몇 안 되는 기록으로 남게 됐다. 2005년 성주그룹이 독일 브랜드 MCM을 인수했고, 휠라코리아가 2007년 휠라 본사를 삼켜 화제가 됐었다.

최근 국내 재계에선 유력 그룹이 그동안 비축해 놓은 ‘실탄’으로 해외 유명 명품 브랜드 인수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문이 알음알음 퍼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 대표의 이번 인수가 그 시발탄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김성완 대표의 경영 수완은 최근 2~3년 사이 주목받았다. 건실한 중견기업인 김효조 경인전자 회장의 장남으로서, 국내에서 고교(구정고)를 나와 미국 보스턴대(경영학), UC얼바인에서 경영학석사를 딴 뒤 사실상 혼자 힘으로 ‘스무디킹’을 국내에 들여온 결실을 맺은 것이다.

그는 지난해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2011년 스무디킹 프렌차이즈 콘퍼런스’에서 스무디킹 창립자이자 스무디를 처음 개발한 스티브 쿠노가 주는 ‘스무디킹 창립자상(Smoothie King Founder’s Award)’을 받기도 했다. 이 상이 처음 제정된 해에 미국 내 600여개가 넘는 점포를 제치고 상을 받은 건 그만큼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그는 한국에서 지난 9년간 연평균 6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며 현재 국내에만 140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스무디즈코리아의 올해 국내 예상 매출은 640억원 상당이다.

김성완 대표는 이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뉴올리언스 본사에서 오는 20일까지 열리는 가맹점주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지난해엔 한국법인 대표로서 수상자의 입장에서 이 행사에 등장했지만, 이번엔 미국 본사를 인수한 ‘거물’로 입장이 확 바뀐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공식적인 경영 행보를 곧바로 시작한 걸로 봐도 된다”고 했다.

그는 출국 전 미리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건강음료인 스무디에 관심이 높아진 시기에 스무디즈코리아가 스무디킹 본사를 인수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면서도 가치 있는 일”이라며 “선진 자본을 통한 이번 인수합병을 계기로, 글로벌 마케팅을 더욱 가속화 함으로써 대한민국 외식업계의 새로운 신화를 써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홍성원ㆍ도현정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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