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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풍 덴빈 관통…`물 폭탄'으로 곳곳 침수
[헤럴드생생뉴스]

뒤늦게 한반도에 도착한 제14호 태풍 ‘덴빈(TEMBIN)’은 강풍과 더불어 많은 비를 뿌리면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안겼다.

초강력 15호 태풍 ‘볼라벤’이 할퀴고 간 상처를 채 추스르기도 전에 또 다시 자연재해를 입은 농어민들은 무심한 하늘을 쳐다보며 원망했다.

일부 학교는 휴업하거나 단축수업을 했다. 하늘길과 바닷길도 막혔다.

◇서남해안 지역에 ‘물 폭탄’…침수·정전태풍 덴빈은 전라지역과 충청지역을 지나면서 물 폭탄을 터뜨렸다.

이 때문에 곳곳에서 물난리가 났고 일부 지역은 물바다로 변하다시피 했다.

이날 오후 5시 현재 전남지역 강우량은 진도 첨찰산 235.5㎜를 최고로, 진도 205㎜, 영광 174.5㎜, 목포 172.9㎜, 무안 161㎜, 광주 117.5㎜ 등을 기록했다.

가장 많은 비가 내린 진도와 무안 등에서는 수십여채의 집들이 물에 잠겼다.

특히 진도군 의신면 창포리에서는 집 안방까지 물이 들어차 위기에 놓인 시골 마을 노인 50여 명이 이 마을 이장 박창원(57) 씨와 진도군 지역개발과 박정현(48·행정 6급) 담당의 도움으로 고지대로 대피해 아찔한 상황을 모면했다.

목포 도심에서도 죽교동, 북항동, 상동 시외버스터미널, 2·3호 광장 등 저지대일대 도로가 물에 잠겨 통제됐다. 3호 광장 저지대에서는 가옥 20여 채가 침수됐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목포 시내가 물에 잠긴 것은 1999년 여름 이후 13년 만이다.

영광에서도 군남·법성면 등에서 침수피해 신고가 잇따랐다.

정전도 잇따라 무안군 무안읍 8천 곳, 영광군 묘량면 5천 곳, 광주 광산구 삼도동 5천 곳 등 2만4천 곳의 전기 공급이 일시적으로 끊겼다.

농경지도 피해를 봤다.

진도 논밭 4천㏊를 포함해 영광 300㏊, 목포 10㏊ 등이 침수됐다.

전북의 경우 새만금 지역에 215㎜의 비가 쏟아졌다.

군산과 정읍, 부안 등에도 200㎜ 안팎의 강한 비가 내려 저지대 주택과 도로가 물에 잠겼다.

전주에서는 전주천과 삼천의 효자교, 마전교 등 언더패스(다리 밑을 지나는 도로) 5곳이 물에 잠겨 통제됐다.

충청지역에도 많은 비가 쏟아졌다.

충남 서천 167㎜를 비롯해 세종시 전의면 161㎜, 부여 159.5㎜, 청양군 정산면 144.5㎜, 천안 120㎜, 공주 114.5㎜, 대전 112.8㎜, 보령 103.5㎜ 등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대전·충남지역에서도 건물 10여 채가 침수되고 1만4천여가구가 정전됐다. 가로수가 쓰러지거나 뽑히고 지붕·간판이 흔들렸다.

천안 성정 지하차도가 침수돼 양방향 통행이 금지됐다. 부여의 주정교차로 지하차도, 아산 봉강지하차도·외암 제1교 등도 하천 범람으로 통제됐다.

◇인명피해 속출오전 전남 영암군 삼호읍 대불산업단지 안 D 중공업(조선블록 전문업체)에서 대형철문이 넘어져 선박 도색작업 중이던 장모(52.여)씨가 깔려 숨졌다. 장씨의 동료 김모(50.여)씨도 중상을 입고 인근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이날 오후 충남 천안에서는 계곡 수로에서 통나무를 제거하던 중 서모(66)씨가 나무와 흙더미에 깔려 숨졌다.

부산 부산진구에서는 강풍에 날아가던 패널에 맞아 이모(58)씨 등 2명이 다쳤다.

◇항공편 결항·휴교·각종 행사 취소태풍이 몰고 온 강한 비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30일 하늘길과 바닷길이 막혔다.

태풍 덴빈이 한반도에 상륙하면서, 제주와 목포, 인천 등 11개 지역 87개 항로 여객선 126척의 운항이 통제됐다. 항공기도 김포~제주 노선 등 201편이 결항했다.

수업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제주도 각급 학교들은 휴업하거나 등교시간을 조정했다.

제주도 초등학교 중에서 15개 학교가, 고등학교는 제주 중앙여고가 휴업했다.

중학교는 17개 학교가 등교시간을 조정했다.

전북도교육청도 이날 각급 학교에 단축수업 또는 조기 귀가 등 필요한 조처를 하도록 했다.

태풍 여파로 충남지역에서도 이날 초등학교 9곳, 중학교 4곳, 고등학교 1곳 등 14개 학교가 수업을 단축했다.

각종 지역 행사도 취소되거나 뒤로 미뤄졌다.

30일 광주 남구에서 열릴 예정이던 8·15 남구통일축전행사는 연기됐다.

광주시는 이날 시청 광장에서 시민에게 김장 배추 모종 나눠주기 행사를 열 계획이었으나 태풍 피해 복구 등을 위해 잠정 연기했다.

무등산 수박축제 역시 9월 1~2일로 예정된 일정이 전면 취소됐다.

◇소백산맥 타고 내륙 관통…자정께 동해안으로 빠져나가 지나가는 곳마다 폭우를 쏟아낸 태풍 덴빈은 이날 오후 4시 현재 경북 김천 부근에서 시속 45㎞의 빠른 속도로 소백산맥 동쪽을 따라 북북동진하고 있다.

덴빈은 30일 자정 이후 동해안으로 빠져나가 소멸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강원 영동에는 150㎜ 이상의 많은 비가 쏟아지는 곳도 있을 것으로보인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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