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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명동교자·미성옥…외국인들도 ‘전통味’ 에 발길 멈춘다
진짜 명동의 맛?…소문난 맛집 찾아가보니
中·日 단체관광객들 점심때마다 장사진
“나홀로 여행객들 위한 음식점 늘었으면”
내국인은 명소보다 패스트푸드점 찾기도



명동은 음식점의 천국이다. 한식음식점만 400여곳에 달하고 어느 곳에서나 세계 각국의 요리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서울 중구청의 2010년 사업체보고서에 따르면 명동 내 한식음식점은 438곳(종사자 2604명), 분식 및 김밥전문점은 85곳(종사자 263명), 비알코올음료점업 사업체는 183곳(종사자 872명)에 달한다.

명동에는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알 만한 음식점이 많다.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도 이 같은 유명 식당에서 밥을 먹기 위해 긴 줄을 설 정도다.

▶명동의 맛집엔 외국인도 줄 선다=명동의 맛집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곳 중 하나는 46년 전통의 ‘명동교자’이다. 점심식사 시간 때가 되면 이곳에서 칼국수, 만두 등을 먹기 위해 줄을 선 손님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줄을 서는 데는 내국인, 외국인 할 것 없다. 소문난 칼국수 맛을 보기 위해 하루에도 수십명씩 외국인들이 입장 순서를 기다린다. 명동교자 식당의 한 종업원은 “주로 일본이나 중국에서 온 단체 외국인 관광객이 많다”면서 “한번에 100명 이상 올 때도 있다”고 말했다.

명동함흥면옥도 외국인이 많이 찾는 명소 중 하나다. 이 식당 직원은 “여름에는 외국인이 하루에 200명가량 오는데 일본인이 80% 정도”라면서 “입소문을 타고 한번에 적게는 6~7명씩, 많게는 15명씩 다녀간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인들은 냉면을 좋아한다. 육수를 말끔히 비우고, 수육도 잘 먹는다. 외국인 단골손님도 많은 편”이라고 소개했다.
명동은 세계 각국의 요리를 쉽게 맛볼 수 있는 음식점의 천국이다. 유명 맛집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곳이다.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이 유명 식당에서 밥을 먹기 위해 긴 줄을 설 정도다. 죽집‘ 약천(오른쪽 위)’ 등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별식집은 물론이고, 74년 최장수‘ 하동관(오른쪽 가운데)’ 같은 명소도 많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죽집 ‘약천’도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별식집이다. 일본, 중국 관광객이 대부분인데, 많을 때는 하루 100명 넘게 찾는다. 이곳 주인은 “주로 전복죽이나 어죽을 선호한다”면서 “인공조미료를 넣지 않기 때문에 단골이 찾는다”고 밝혔다. 명동을 걷다 보면 심심찮게 1인 외국인 관광객도 목격할 수 있다. 이들은 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점에서 끼니를 때운다. 명동 맛집이 대부분 2인 기준으로 주문을 받기 때문이다.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만난 프랑스인 질모(30) 씨는 “관광안내책자에 맛집이라고 소개된 곳을 찾아갔지만 대부분 단체관광객 위주의 영업을 해 들어갈 엄두를 못 냈다”며 “혼자 오는 관광객을 위한 음식점도 생겼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명동 토박이들은 다르다(?)=그러나 정작 이곳에서 자리를 잡은 ‘명동토박이’들에게 맛집은 그냥 수많은 음식점 중 한 곳일 뿐이다. 명동에서 20여년 동안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김진성(53) 씨는 “점심이나 저녁 때면 근처 백반집을 이용한다”며 “특별히 맛집이라고 찾아가는 것은 관광객들 이야기일 뿐”이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노점상을 하는 진모(32) 씨는 “가게를 비워두지 못해 음식점을 찾지 않는다. 배달되는 간단한 음식을 먹든가, 근처 김밥집을 이용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옷가게 매장의 한 직원도 “감자탕집 등 매장 가까운 곳의 식당을 가거나 패스트푸드점을 즐겨 찾는다”고 했다.

명동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도 유명 식당이나 맛집을 찾지 않는다. 명동의 치안을 책임지는 명동파출소 직원들은 “주로 근처의 중부경찰서 구내식당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명동사무소의 한 직원도 “한 끼 5000원짜리 백반집 등 주변 식당을 간다. 명동의 유명 음식점들은 비싼 편”이라고 지적했다.

토박이들에겐 접근성과 가격이 식당 선택의 고려 요소가 된다. ‘유니클로’ 명동점의 한 직원은 “매장에서 가깝고, 주문 즉시 음식이 나오는 식당을 찾는다. 한 끼에 6000원이 넘지 않는 식당을 찾는 것도 조건”이라고 밝혔다.

‘망고’ 명동점의 직원들 중 절반은 도시락을 준비한다. 식당을 찾는 일이 번거롭고, 도시락을 먹으면 시간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니클로 매장 직원은 “고깃집 ‘왕비집’은 사원증을 제시하면 오후 5시까지 메뉴를 10% 할인해줘 자주 간다”고 말했다. 왕비집 관계자는 “주변 매장 유니폼을 착용했으면 주문시 10% 할인혜택을 준다”며 “유니클로, 아디다스 등 매장 직원들이 단골”이라고 전했다.

<서상범ㆍ민상식 기자ㆍ김인혜 인턴기자>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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