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애플이 공개한 아이폰5는 전에 없던 새로운 기능 이른바 ‘하나 더(One more thing)’를 내세우기보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점들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더이상 애플에게 깜짤 놀랄만한 혁신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아이폰5의 주요 특징인 4인치 스크린 크기에 슬림한 디자인, LTE로 빠른 네트워크 지원, 음성인식 기능인 시리 강화 등 이는 기존 안드로이드폰이 이미 선보인 것을 그대로 답습하거나 전작에서 새로 발표한 기능을 업그레이드 한 수준에 그치는 정도라는 것이다.

아이폰은 그동안 3인치대 스크린 크기만 고수한 가운데, 4인치 후반에서 5인치를 넘는 스마트폰이 등장하자 아이폰은 화면이 작아 보기 불편하다는 불만이 따랐다. 실제 조사 결과를 봐도 5인치 스마트폰 사용자들 활용도가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칸타르월드패널컴테크(kantar worldpanel comtech)가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 활용 분야 15개 항목 모든 부분에서 5인치대 스마트폰 활용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인터넷과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는 활용도가 100%에 근접했다. 특히 동영상을 내려받거나 감상하는 분야에선 3인치 이하 스마트폰은 19%에 그쳤지만, 5인치대 스마트폰은 65%를 차지하며 3인치 이하 스마트폰보다 3배 이상 높았다. 3~3.9인치 스마트폰 동영상 사용도도 40%에 그쳤다.

이 밖에 GPSㆍ맵스 등 지리정보 검색도 5인치대 스마트폰이 3인치대보다 20%포인트 정도 더 높게 조사됐다.

이처럼 큰 화면의 트렌드에 뒤쳐진 애플은 아이폰5를 선보이며 스크린 크기를 키웠다.

또 최대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3G와 LTE를 병행해 전략 제품들을 선보이자 애플 역시 이번엔 LTE 지원 모델을 발표하는 등 경쟁사 따라가기에 그쳤다는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아이폰5가 화면이 커진데다 음성 인식 기능인 ‘시리’도 더욱 강력해지는 등 진화한 것은 것은 맞지만 ‘대약진(great leap forward)’을 했다는 평가는 없다고 전했다.

신문은 애플은 지난 5년간 새로운 유행을 정착시키는 ‘트렌드세터’ 역할을 해왔으나 이미 경쟁사들이 내놓은 것 이외에 새로운 것이 없다고 꼬집었다.

따라서 이른바 애플의 팬보이(광팬)들 사이에서도 선구자 역할을 지속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쇼 우 증권회사 스턴 어지 애널리스트 말을 빌어 “애플은 이전에는 시장을 주도했지만 지금은 방어적인 역할이 더 많아졌다”고 평가했다.

WSJ은 이날 아이폰5에는 없는 경쟁사들의 혁신기능을 소개하기도 했다. 애플의 아이폰은 구글과 삼성전자의 합작품인 갤럭시 넥서스나 앞으로 출시될 윈도폰이 가고 있는 모바일결제기능이나 갤럭시S3 등 최신 안드로이드폰의 ‘터치 투셰어(Touch to Share)’ 기능이 없다고 지적했다.

‘터치 투 셰어’는 스마트폰끼리 가벼운 접촉을 통해 동영상이나 사진 등을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말한다.

IT전문지 씨넷 또한 아이폰5에 기대했지만 반영되지 않은 사항들을 조목조목 분석하기도 했다. 씨넷은 아이폰5 배터리 성능이 눈에 띌만한 수준으로 향상되길 기대했지만 전작인 아이폰4S보다 미세하게 개선된 수준에 그쳤다고 혹평했다.

또 많은 안드로이드폰이 채용하는 NFC(근거리무선통신)기능도 탑재하지 않고, 충전 방식 또한 불편함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전작보다 얇아지고 가벼워진 디자인은 예상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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