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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SPA에게 밀린 상권 되찾아야죠”
동대문 영세상인 돕는 사회적 기업 ‘히어(H:EAR)’
의류학과 20대 청년들 의기투합
“안정된 수익창출 위해 노력할 것”


“히어(H:EARㆍ듣다)라는 기업 이름은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자라는 의미를 담은 거예요.”

동대문 영세상인들을 돕기 위해 20대 청년 넷이 의기투합해 만든 사회적 기업이 있다. 컨설팅을 통해 영세상인들을 돕는 사회적 기업 ‘H:EAR’로, 서울대학교 의류학과 패션마케팅 연구실의 대학원생들인 김하빈(27ㆍ뒷줄 오른쪽. 이하 시계방향으로) 씨와 김현철(28) 씨, 권현진(25) 씨, 강효정(24) 씨가 활동하고 있다.

H:EAR의 목표는 해외 제조ㆍ유통일괄화의류(SPA) 브랜드 등으로 자리를 잃어가는 동대문 영세상권의 활성화다. 이를 위해 지난 5월부터 영세상인 교육 및 매장 컨설팅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동대문에 위치한 패션몰인 평화시장, 헬로 apM, 밀리오레 등의 영세상인들은 홍보 및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하빈 H:EAR 대표는 “동대문의 모 패션몰에서 비어 있는 매장의 월세를 알아보니 10만원에 불과했다. 공실률이 10%가 넘는 패션몰도 있었다”면서 “상인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동대문 영세상권은 10년 전부터 매출이 점점 줄어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5개월 전부터 헬로apM에서 시장조사 및 상인 인터뷰를 통해 패션몰 서비스 개선, 상인 외국어 교육, 매장 전시 컨설팅, 이벤트 기획 등 동대문 영세상인들을 살리기 위한 방법을 고민했다.

현재는 동대문 상인들의 외국어 교육에 가장 신경을 쓰고 있다. 동대문 패션몰의 경우 손님의 40%가량이 외국인이지만 영세상인들은 기본적인 외국어 대화조차 불가능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세상인들은 당장 먹고 사는 게 급하다는 이유로 아직 H:EAR의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다. “외국어 교육을 하려고 해도 상인들이 살기 바쁜데 무슨 교육이냐. 잠이나 자겠다고 말하죠. 동대문 상인들은 장기적인 계획보단 앞으로 두어 달만 생각합니다. 현재의 생활패턴에서 벗어나는 것에 두려움을 갖고 있어요.”

H:EAR는 향후 동대문 상인들에게 옷을 기부받고 판매해 수익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행사를 열 계획이다. 이 행사를 통해 동대문 영세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13일부터 5일간 40여명의 상인이 참여키로 한 기부행사가 열리기로 했지만 아쉽게도 일정이 미뤄졌다”면서 “이 같은 행사를 통해 상인들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돕고, 기부까지 하는 문화를 정착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동대문 상인들이 처음에는 기가 센 걸로 느껴졌어요. 나중에 겪어 보니 모두 여리고 착한 분들이더라구요. 동대문 영세상권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계속 고민하면서 상인들을 위해 노력할 겁니다.” 김 대표는 야무지게 말했다. 

민상식 기자/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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