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회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10월 임원 세미나에서 “내년 사업계획에는 시장선도 지향점과 구체적 실행방안을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임원 세미나에는 강유식 LG 부회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조준호 LG 사장 등 그룹 CEO와 임원 300여명이 참석했다.
구 회장은 “임원들이 무엇보다 차별화된 고객가치로 시장선도 상품을 만드는 것을 책임지고 추진해야 한다”면서 “고객가치에 몰입하는 LG만의 일하는 문화와 시장선도 기업에 어울리는 보상경쟁력을 반드시 갖춰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이 내년 그룹의 사업 키워드로 ‘시장선도’와 ‘강력한 실행’을 다시금 강조한 것은 이달 말부터 열리는 그룹의 업적보고회와 관련이 깊다. LG그룹은 매년 11월 그해의 성과를 점검하고 차기년의 사업계획에 대해 논의하는 ‘업적보고회’를 실시한다.
올해는 오는 31일 LG이노텍과 LG실트론 등 전자부품 계열사를 시작으로 전 계열사로 순차 진행된다. 이를 통해 계열사 CEO 및 사업본부장들과 올 한 해의 경영성과 및 시장선도 관점에서의 내년 사업계획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구 회장이 강조한 ‘시장선도’와 ‘실행’의 행간에는 세계경쟁의 불안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하고 시장을 리드하라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그룹 전체의 잠재력을 믿고 공세적으로 시장에 대응하라는 의미다. R&D차원에서는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사업부분의 확대와 제품개발을 위해서는 투자를 아끼지 말라는 의중도 담겨 있다.
내부적으로도 경쟁력 있는 조직, 긴장감 있는 조직을 유지하라는 의미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연구 인력 유출 가능성 등 만일의 사태에 대한 대비를 강화하는 동시에, 임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설 것을 주문한 셈이다. LG 관계자는 “구 회장이 여러가지 경로를 통해 임원들에게 일하는 문화의 근본적 혁신의 중심에 설것을 강력하게 당부하고 있고 때문에 임원들도 예전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구 회장이 지난달 세미나에서 임원인사에 성과주의를 도입하겠다고 강조한 이후 그룹 내외부에서는 벌써부터 12월 임원인사 때 적지 않은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구 회장의 메시지에는 그룹 주력 계열사들의 반등이 좀 더 속도를 내야한다는 판단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특히 LG전자의 경우 TV, 가전, 스마트폰 등 주요 사업분야에서 공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분위기 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아직 그 성과는 미흡하다는 게 그룹 내외부의 관측이다. LG전자의 경우 24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시장에서는 12조5000억원 내외의 분기 매출과 2000억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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