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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라건설 살려라, ‘권토중래’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의 승부수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권토중래(捲土重來)’, 한번 물러난 장수가 흙먼지를 일으키며 다시 돌아온다.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의 최근 행보를 이처럼 적확히 표현한 사자성어가 있을까.

한국 경제 발전 주역으로 승승장구했으나 외환위기를 극복하지 못한 채 사실상 공중분해 됐던 한라그룹. 그룹 재건을 목표로 정 회장은 수족(手足)을 되찾는 작업에 몰두했고, 그 결과 한라그룹 두 축의 하나인 자동차 부문을 정상궤도에 올려놨다.

이제 정 회장은 스스로 만도 대표이사를 사임하는 ‘강수’로 한라건설에 칼을 빼들었다. 한라건설은 만도와 함께 한라그룹을 이끄는 양대 축이다. 한라건설이 살아나야 비로소 한라그룹 재건도 가능하다는 정 회장의 의지가 담겨 있다. 

한라그룹은 정 회장이 만도 대표이사를 사임하고 한라건설 대표이사만 맡는다는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정 회장은 만도 대표이사와 함께 안양한라아이스하키단 구단주 등도 사임한다. 오로지 한라건설 대표이사직만 수행한다. 한라그룹 고위 관계자는 “한라건설을 살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정 회장의 의지가 담겨 있다”며 “이미 만도 등 자동차 부문이 안정화 단계에 도달했다는 의미도 된다”고 전했다. 


한라그룹의 두 축은 만도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 부문과 한라건설 등 건설 부문이다. 만도는 자동차산업 호조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에만 전년대비 18.2% 증가한 2조526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한라건설은 갈 길이 멀다. 건설업 장기 불황 등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으며 이미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정 회장이 만도에서 한발 물러서는 대신 한라그룹은 총괄 부회장제도를 도입하며 책임 경영을 한층 강화했다. 신사현 만도 사장을 자동차 부문 총괄 겸 만도 대표이사 최고경영자(CEO) 부회장에 선임했고, 정무현 한라건설 회장은 건설부문 총괄 겸 한라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한라그룹 관계자는 “전문경영인 중심의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했다는 점도 이번 인사의 특징”이라고 밝혔다. 


때마침 올해는 한라그룹 창립 50주년이기도 하다. 이번 인사뿐 아니라 정 회장이 연이어 공격적으로 한라그룹 부활을 이끌고 있는 것도 50주년이라는 상징성과 무관하지 않다. 한라그룹은 창립 50주년을 맞이해 판교 R&D센터를 열고 새롭게 판교 시대를 개막했다. 또 정 회장은 만도와 함께 한라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한라공조를 인수하겠다는 의지도 거듭 강조하고 있다.

50주년을 맞이한 한라그룹, 그룹 재건을 목표로 한라건설에 승부수를 내건 정 회장의 ‘권토중래’가 옛 영광을 되찾는 성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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