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경제불황이 계속 되면서 기업들도 깡통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름있는 기업도 언제 부도 위기를 맞을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러운 경제 상황이다.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신용평가 3사의 투자등급 연간부도율은 0.41%로 2001년 0.5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간부도율은 연초 신평사가 신용등급을 부여한 회사채 업체 중 1년 이내 부도가 발생한 비율을 뜻한다. 산업계 불황 여부를 살필 수 있는 지표다. 금융감독원이 매년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NICE신용평가 등 3사의 신용평가 실적을 기초로 합산해 연간부도율을 발표한다. 신용등급은 BBB- 이상 투자등급 기업의 부도율이 상승했다는 것은 우량한 기업도 위기에 처할 만큼 경제 상황이 어렵다는 의미다.
기업 부도의 공포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위기에 처한 건설 업계로부터 불어 닥쳤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극동건설까지 포함해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건설기업 중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에 들어간 회사는 워크아웃 11개사, 법정관리 10개사 등 총 21개사에 이른다. 지난해 말 임광토건, 범양건영 등 시공능력 40위~50위권 중견 건설사가 프로젝트파이낸생(PF) 보증 채무와 수주난으로 자금 압박을 받아 연달아 법정관리를 신청한 데 이어 올해 벽산건설, 풍림산업, 삼환기업, 남광토건, 우림건설, 극동건설 등 굵직한 건설사가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시공능력평가 16위인 금호산업을 비롯, 벽산건설(28위)과 풍림산업(29위) 등 20위~30위권 건설사도 된서리를 피하지 못했다.
조선업계도 부도의 위기에 떨고 있다. 지난해 파산 절차에 들어간 경남 통영의 삼호조선을 비롯, 신아sb와 21세기조선도 워크아웃이 종료되는 연말까지 특단의 지원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회생이 불투명한 실정이다. 2007년과 2008년 상선시장이 호황인 당시 무분별하게 설비확장에 나선데다 중국 조선사들의 약진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글로벌 경제 위기로 조선수요는 줄어든 결과다.
조선사의 위기는 이들에 철강재를 납품하는 철강업계의 위기로 이어졌다. 지난 4월 강관업계 4위인 미주제강의 부도를 시작으로 6월에는 함양제강과 현진스틸, 8월에는 금강제강과 배명금속이 부도를 냈다.
첨단산업인 태양광 분야도 부도위기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달 웅진그룹의 웅진폴리실리콘은 대주단에 의해 부도처리됐다. 기술개발에 들어가는 자금은 막대한 데 비해 시장이 생각만큼 확산되지 않는 상황에서 중국, 미국 등 해외 업체와의 경쟁도 심화됐기 떄문이다. 웅진폴리실리콘의 부도는 극동건설 부도와 함께 웅진 그룹 전체를 유동성 위기로 몰아가 웅진홀딩스 법정관리 신청으로 이어졌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