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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 운행중단 최악 상황 피했지만 불씨 여전
[헤럴드경제=백웅기ㆍ윤현종ㆍ서상범 기자] 22일 출근길 전국의 버스가 멈춰서는 최악의 상황만은 피했다. 하지만 이날 택시를 대중교통수단에 포함하는 내용의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 촉진에 관한법률(대중교통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버스 업계는 무기한 운행 중단을 재개하겠다는 뜻을 밝혀, 여전히 불씨는 남은 상황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이날 새벽부터 일부 운행을 중단했던 전국의 버스들이 오전 7시 이후 운행을 정상화했다.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시민의 불편이 매우 크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더이상 외면할 수 없어 대승적 차원에서 22일 오전 6시30분부터 버스 운행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6시만 해도 부산ㆍ대구ㆍ광주ㆍ대전ㆍ강원ㆍ전남ㆍ경남ㆍ세종 등 8개 시도 노선버스 4만3427대 가운데 2만7660대는 운행을 중단했다. 서울 시내버스도 1시간 정도 운행을 멈췄다가 6시20분부터 운행을 재개해 7시 이후엔 전면 정상 운행중이다.

전국 모든 지역의 버스 운행 중단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막기 위해 정부는 전날부터 비상수송대책본부를 24시간 가동하며 버스 업계를 상대로 설득작업을 벌였고, 서울시도 윤준병 교통본부장이 서울버스운송사업조합을 밤새 설득하는 등의 노력을 쏟았다. 이에 버스업계도 운행 중단을 철회하면서 “정부의 간곡한 요청과 국무총리실이 국회에 택시 관련 법안의 상정 유보를 요청한 것을 감안했다”며 정부ㆍ지자체의 노력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신 화살은 정치권에 돌렸다. 버스업계는 “정치권이 업계의 중대 결단을 감안해 택시 대중교통 법제화를 즉시 철회해 주기 바란다”며 “본회의에서 법률안이 통과할 경우 버스 전면 운행중단을 재개할 것을 밝히며 그로 인한 국민 불편 등 모든 책임은 정치권에 있음을 재차 천명한다”고 경고했다. 업계로선 일부 운행 중단만으로도 파급력을 시위하며 이번 논란을 점화시키는 선에서 그치고, 정치권의 결정을 지켜보겠다는 뜻이다.

정부도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하기에 앞서 국민적 공감대 형성, 관계부처ㆍ지자체 협의, 버스를 비롯한 전체 운수업계와의 의견조율 등 충분한 시간에 걸쳐 재검토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택시의 대중교통 인정 문제는 국가ㆍ지자체에 추가적 재정지원 압력을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이번 버스 운행중단 사태같은 버스-택시 업계의 갈등을 불가피하게 야기할 것”이라며 “특히 버스업계는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운행중단을 천명해 다시 국민 불편을 초래하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는 전국 수송분담률의 9.4%를 담당하는 택시의 개별교통수단 기능에 걸맞게끔 종사자 처우개선과 업계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강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강상욱 한국교통연구원 교통경제ㆍ운수산업연구실장은 “택시 업계의 어려움은 기본적으로 수요-공급의 불균형에서 나온 것”이라며 “정부ㆍ지자체는 택시 업계의 감차 보상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동시에 요금 인상 조정, 운전자 처우개선, 공영 차고지 제공 등 대중교통법 입법이 아닌 지원대책을 마련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중교통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엔 범정부 차원에서 대통령 거부권 행사 요청도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국회 결정도 있기 전인 데다 법무부의 법리적 검토 등을 포함한 정부의견 조율, 정무적 판단까지 있어야 하기에 벌써부터 재의 요구를 언급하기엔 조심스러운 입장”이라면서도 “일단 국회 설득ㆍ요청 작업에 끝까지 매달려보고 최악의 경우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kgu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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