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0%로 전망했다. 정부 전망치(4.0%)와 1.0%포인트(p) 차이가 난다. KDI는 내년 총지출 확대를 포함한 확장적인 재정정책과 금리 추가 인하로 경기부진에 적극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KDI는 25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내년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3.0%로 내다봤다. 또 올해 경제성장률은 2.2%로 집계했다. 지난 9월 전망치인 3.4%, 2.5%에서 각각 0.4%p, 0.3%p 낮췄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3.6%, 국회 예산정책처는 3.5%로 본 것을 비롯해 대부분 국내외 기관들이 3%대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수정할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KDI는 내년에 세계 경제의 완만한 회복세를 바탕으로 수출 증가세가 확대되고, 교역조건 안정과 원화가치 상승 등으로 내수도 개선 추세가 이어진다고 봤다.
상반기엔 유로존 위기 등 불확실성이 계속돼 2.2%의 비교적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다 하반기엔 개선 추세가 확대돼 성장률이 3.7%로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 상ㆍ하반기에 큰 차이가 나지만 전기 대비로 보면 하반기에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KDI는 다만 국제 유가가 연 평균 배럴당 100달러 내외를 기록하고, 실질 실효환율로 평가한 원화가치가 연 평균 7% 내외로 오른다고 전제했다.
부문별로 민간소비는 올해(1.7%)보다 증가폭이 확대된 2.7%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 불확실성이 점진적으로 줄어들고,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실질 구매력이 개선된다고 봤다.
올해 부진했던 설비투자는 투자수요의 완만한 회복과 자본재 수입비용 감소 등에 힘입어 내년에 5.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투자도 부진에서 완만히 개선돼 올해보다 2.3%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상품수출은 세계 경제의 점진적인 개선 추세에 따라 완만히 회복하며 올해 3.6%에서 내년 6.9%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상품수입은 내수와 수출의 완만한 회복세를 바탕으로 올해보다 5.9% 증가한다고 예측했다.
경상수지는 내년 원화가치 상승 등으로 흑자규모가 300억달러 내외로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서비스수지와 본원ㆍ이전소득수지는 여행수지 적자 확대로 인해 올해 34억달러 흑자에서 내년 51억달러 적자로 돌아선다.
소비자물가는 환율과 유가 등 공급요인이 하향 안정화하면서 올해(2.2%)와 비슷한 2.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업률은 완만한 경기 개선추세를 반영, 올해 3.3%보다 소폭 하락한 3.2%로 제시했다.
KDI는 “대내적으론 부동산시장의 부진이 보다 심화하면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위축으로 경기회복이 지연될 수도 있다”면서 “추가적인 총지출 확대를 포함해 경기 대응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재정정책을 운용하라”고 제언했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