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박찬호 “한때 거만하기도 했지만…은퇴라는 단어에 울컥”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코리안특급’ 박찬호(39)가 은퇴 기자회견을 앞두고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은퇴 심경을 밝혔다.

박찬호는 30일 오전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는 제목으로 팬들에게 보내는 긴 글을 남겼다.

박찬호의 글에는 ‘감사’의 마음이 가득 담겼다. 박찬호는 “나는 참 운이 좋은 녀석”이라며 “제 이름 앞에 ‘노장’, ‘베테랑’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때에도 크게 동하지 않았던 제 마음이 은퇴라는 단어 앞에서는 울컥해지기도 하고 울렁울렁하네요”라며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박찬호는 “한때 거만하기도 했었고 젊은 시절에 고마운 줄 모르고 당연하듯 지나간 일들도 많았지만 이렇게 나이가 들어가면서 마음속에 느껴지는 감정이란 참.....”이라며 “왠지 은퇴라는 끝을 말하기 보다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소감을 밝혔다.


 
사진=박찬호 공식홈페이지


다음은 박찬호 은퇴 심경 전문.



안녕하세요. 여러분.

7년 전 오늘은 제가 결혼을 하며 인생에있어서 큰 축복을 받았던 날이었습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같은날 오늘, 저는 인생의 새로운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11월 29일.. 날짜가 주는 의미가 마음을 좀 무겁게 하네요..

은퇴...

은퇴를 결정하려는 마음속에는 너무 많은 기억들이 발목을 잡곤 했습니다.

특히 지난 시즌을 함께했던 후배들과의 시간과 그들의 마음들.

젊은 시절 겁 없이 마운드에 오르던 그 나날들.

시간이 흘러 부상과 슬럼프 속에 하루하루 힘들던 날조차도..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 프로에서만 19년의 세월을 보냈네요...

저는 참 운이 좋은 녀석입니다.

시골에서 태어나 너무 큰 행운을 얻고 우연히 마주치게 된 야구.. 그리고 야구를 했던 시간들.

초등학교 시절부터면 정말 오랜 시간이었는데.. 지금 제 기억에서는 짧게 느껴지네요..

그동안 야구를 하면서.. 이런저런 말들을 많이 들었는데..

제 이름 앞에 노장.. 베테랑.. 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때에도..

크게 동하지 않았던 제 마음이..

은퇴라는 단어 앞에서는 울컥해지기도 하고 울렁울렁하네요....

왠지 은퇴라는 끝을 말하기 보다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지금 서울의 밤은 깊어 가는데...

수많았던 경기들..

많은 환호를 보내주었던 교민여러분..

저보다 더 몰입해서 경기를 지켜봐주신 팬들..

경기장 안에서나 밖에서 겪었던 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네요..

경기가 끝난 후 저를 응원해주신 분들의 이야기를 듣거나..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들을 보고 있자면..

나는 참 행복한 녀석이구나..

그런 생각들과 함께 너무 고마운 사람들이 많구나.. 하는 마음 따듯해짐을 느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참 많네요..

지금 머릿속의 많은 생각들을 다 적기도 힘들 만큼....

그런 생각들 속에서 역시 가장 많이 떠오르는 것은 팬들입니다.....

한때 거만하기도 했었고..

젊은 시절에 고마운 줄 모르고 당연하듯 지나간 일들도 많았지만..

이렇게 나이가 들어가면서 마음속에 느껴지는 감정이란 참.....

저의 곁을 지켜주신.. 모든 분들..그리고 한시즌만 더 제 투구를 간절히 보고싶어하셨던 많은 분들....

정말 미안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여러분들의 마음과 영혼들을 사랑합니다.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anju1015@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