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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 스포츠 뜬인물]<1>류현진, 한국 야구 기대주에서 이제 ML 도전자로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2013년 한국 프로야구 마운드는 활화산처럼 폭발했다. 뜨거운 관심의 중심은 단연 류현진이다.

올 시즌을 끝으로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을 때만해도 반신반의하던 가능성을 류현진은 2573만7737달러33센트(약 280억원)란 거액의 포스팅 금액을 이끌어내며 현실로 탈바꿈시켰다. 그것이 류현진의 가치였다. 이전에 이상훈을 시작으로 진필중, 임창용 등 많은 국보급 투수들이 포스팅시스템을 통한 도전에 나섰다 맛본 쓰라린 굴욕을 단숨에 만회했다.

류현진은 오는 10일까지 LA다저스와 연봉협상을 벌인다. 그 안에 도장을 찍으면 빅리거의 꿈을 이룬다. 류현진이 씁쓸하게 한국행 비행기를 탈 가능성은 희박하다. 스포츠전문채널 ESPN은 최근 류현진의 몸값이 2500만 달러란 추측을 내놓았다. 5600만 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체결한 다르빗슈(텍사스 레인저스)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다. LA다저스 역시 노쇄한 선발진을 개편하기 위해 류현진을 필요로하고 있다. 한국인 선수로는 박찬호 이후 두 번째로 큰 계약이 눈 앞에 와있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단순히 선수 개인의 문제가 아닌 한국 프로야구의 자존심과 연결된다. 2006년 데뷔 첫 해 다승(18승), 평균자책점(2.23), 탈삼진(203개) 1위에 오른 류현진은 이후 7년 간 대한민국 에이스로 군림했다. 올 시즌까지 통산 98승 52패(평균자책점 2.80)를 거뒀다. 아쉽게 올 시즌 허약한 소속팀 한화의 전력 탓에 9승에 그치며 7년 연속 두자리 승수 및 통산 100승 달성엔 실패했지만 평균자책점 2.66이 보여주듯 ‘괴물’다운 구위는 여전했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 직구와 변화무쌍한 체인지업은 국제무대에서도 통했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등 대표팀에 빠짐없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류현진은 베이징올림픽 야구 결승전에서 최강국 쿠바를 상대로 8과 3분의 1이닝 동안 단 2점만 내주며 한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류현진이 현재까지 기록한 국제대회 통산 15경기(51과 3분의 2이닝) 동안 5승 1패(평균자책점 2.96)는 해외진출의 보증서다.

류현진에게도 그러나 시련은 있었다. 류현진은 인천 동산고 1학년 때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을 받았다. 어린 나이에 찾아온 부상으로 그는 2학년을 통째로 날렸다. 공을 다시 던질 수 있을지조차 불분명했지만 어린 류현진은 오뚝이처럼 부활하며 제 60회 청룡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당시엔 한국 고교 유망주들이 잇달아 메이저리그로 스카우트되던 시절. 류현진도 메이저리그 몇몇 구단의 관심을 얻었다. LA다저스도 그 가운데 한 곳이었다. 그러나 제시액은 고작 30만 달러. 팔꿈치 부상 전력과 군 입대가 표면적인 이유였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류현진은 그저 그런 선수정도였던 셈이다. 류현진이 야구를 해온 인천을 떠나 대전이 연고인 한화에 입단하게 된 것도 이를 방증한다. 류현진은 드래프트에서 2차 2번째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SK(연고 지명권)와 롯데(2차 1번)가 돌이켜보면 땅을 치고 후회할 일이다.

26살 류현진은 이제 박찬호를 잇는 ‘코리안 특급’으로 거듭날 일만 남았다. LA다저스는 메이저리그 구단 가운데 처음으로 변방으로 치부되던 아시아 선수들에게 관심을 가진 구단이다. 1994년 대학생 박찬호를 데려와 에이스로 성장시키며 한국팬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기도 했다.

류현진 역시 마케팅 측면에서 결코 박찬호에 뒤지지 않는다. 결국 류현진이 제실력만 보여준다면 LA다저스에서 적지 않은 기회를 부여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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