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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년도 클래식 대전… 쉬지 않는 폭풍같은 혈투
2012년 한 해는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마린스키 극장 오케스트라,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 러시안 내셔널 오케스트라,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등 세계적인 악단들이 로린 마젤, 발레리 게르기예프, 파보 예르비, 마리스 얀손스, 미하일 플레트네프 등 거장들과 함께 한국을 찾으며 풍성한 한 해를 만들었다.

솔리스트들의 활약상도 눈에 띄었다. 10월과 11월엔 은둔의 피아니스트 라두 루푸가 무사히 공연을 마쳤고 중국계 피아니스트 윤디와 랑랑이 젊은 혈기로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상반기를 힐러리 한이 멘델스존과 낭만주의로 물들였다면 기돈 크레머의 바이올린과 크레메라타 발티카는 고전과 현대음악을 넘나들며 하반기를 장식했고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와 요요마의 반가운 내한공연도 이어졌다.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디토(Ditto)’는 올해도 클래식의 진화 가능성이 무한함을 보여줬고 잠실벌에선 유키 구라모토와 스티브 바라캇, 이루마가 동시에 한 무대에 서는 피아노 열전이 벌어졌다.

풍성했던 올해처럼 내년에도 ‘별들의 전쟁’은 이어진다.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과 함께 솔리스트들의 첫 내한들도 볼거리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하이팅크.                                                                                                                 [자료제공=빈체로]

▶2013년 역시 교향악이 풍성한 한 해, 기억할 건 베토벤 교향곡 7번=시작은 주빈 메타와 이스라엘 필하모닉이다. 이어 하이팅크와 런던 심포니, 리카르도 무티의 시카고 심포니, 로린 마젤 지휘의 뮌헨 필하모닉, 샤를르 뒤트와의 로열 필하모닉, 정명훈의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BBC 심포니, 쾰른 방송교향악단, 베를린 필하모닉, 도이체 캄머필하모니 등 줄줄이 내한공연이 이어진다.

런던 심포니, 시카고 심포니, 베를린 필 등 세계 최정상의 오케스트라가 찾는 것만으로도 눈길을 끌지만 그 중에서도 살짝 눈에 보이지 않게 숨겨진 것은 베토벤 7번. 베토벤이 사랑받고 그 중 7번이 많이 공연되는 한 해다.

9개의 베토벤 교향곡 중 4곡을 연주하게 될 도이체 캄머필하모니도 7번, 쾰른 방송교향악단도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서곡과 베토벤 교향곡 7번, 뮌헨 필하모닉도 베토벤의 4번과 7번을 선택했다. 3번 ‘영웅’, 5번 ‘운명’, 9번 ‘합창’ 등 베토벤 교향곡 중에서도 표제가 붙지 않은 작품이지만 베토벤만의 웅장함을 지님과 동시에 극적인 부분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하기 때문인지도. 2악장의 슬프고 장중한 리듬과 선율은 극적이면서도 가장 극적인 부분이다.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자료제공=빈체로]

▷뮌헨 필하모닉=로린 마젤 지휘. 4월 21일~22일 예술의전당. 조성진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4번 협연(22일).

▷쾰른 방송교향악단=유카 페카 사라스테 지휘. 10월 25일 성남아트센터.

▷도이체 캄머필하모니=파보 예르비 지휘. 12월 4일~5일 예술의전당. 베토벤 교향곡 9개중 4곡 연주.


쾰른 방송교향악단과 유카 페카 사라스테.                                                                                           [자료제공=성남아트센터]


▶첫 내한하는 솔리스트들, 기대 만발=젊은 음악가들의 내한공연도 이어진다. 공교롭게도 다 첫 내한이다. 폴란드의 차세대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는 1996년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 콩쿠르 1위와 그랑프리 수상, 2003년 하마마츠 피아노 콩쿠르 2위, 2005년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과 특별상 4개 상을 수상했다. 쇼팽 콩쿠르 우승자답게 쇼팽의 곡들 위주로 꾸몄다. 이번 공연에선 쇼팽의 녹턴 2번, 폴로네이즈, 마주르카, 스케르초 3번, 바흐의 파르티타 3번과 베토벤 소나타 7번을 연주한다.

라파우 블레하츠가 쇼팽의 독주곡으로 무장했다면 중국계 피아니스트 유자 왕은 뒤이어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으로 관객을 공략한다. 보스턴 심포니, 시카고 심포니, 뉴욕 필하모닉, 로열 콘체르트허바우 등과 협연한 이 스물다섯의 젊은 연주자는 랑랑, 윤디와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다. 이번 공연에선 샤를르 뒤트와가 지휘하는 로열 필하모닉 내한공연에 협연자로 나서 처음으로 한국 관객을 마주할 예정이다.

 
라파우 블레하츠.

독일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율리아 피셔도 영광스런 첫 내한 공연을 가진다. 힐러리 한, 야니네 얀센 등과 더불어 최정상의 바이올리니스트로 인정받고 있는 그는 지난 2008년 피아니스트로 데뷔하기도 했다. 만 서른의 해를 한국에서 맞는 율리아 피셔는 지휘자 쿠르트 잔덜링의 아들 미하일 잔덜링이 지휘하는 드레스덴 필하모닉과 협연한다. 미하일 잔덜링도 첫 내한이다. 내년 공연의 일정, 장소, 프로그램 등은 아직 미정이다.

▷라파우 블레하츠 피아노 리사이틀=2월 13일. 예술의전당.

▷유자 왕 협연. 로열 필하모닉=샤를르 뒤트와 지휘. 6월 29일~30일. 예술의전당.

▷율리아 피셔 협연. 드레스덴 필하모닉=미하일 잔덜링 지휘. 10월 중. 일정 장소 미정.

유자 왕.                               [자료=유자 왕 홈페이지] 율리아 피셔.                             [자료제공=빈체로]


▶가족단위 한국 사랑=네메 예르비, 그의 장남 파보 예르비, 막내 크리스티안 예르비, 에스토니아 출신의 예르비 3부자가 모두 한국을 찾는다. 가족들에게 한국에 대한 입소문이 잘 난 것인지 2월엔 막내가, 7월엔 아버지가, 12월엔 장남이 한국을 방문한다. 라이프치히 방송교향악단을 맡고 있는 크리스티안은 서울시립교향악단의 플래티넘시리즈 첫 무대를 장식하며 브람스의 곡을 연주한다. 졸업시즌에 맞게 대학축전서곡을 준비했고 바이올리니스트 아라벨라 슈타인바허와는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한다.

아버지 네메 예르비는 한국 방문이 처음이다.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와 라벨의 다프니스와 클로에 모음곡을 연주하며 협연하는 니콜라이 즈나이더와는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선보인다.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도 22년 만의 내한공연이라 의미있다.

크리스티안 예르비.                                                                                                                                    [자료=서울시립교향악단]

파보 예르비는 2010년부터 4년 연속 한국을 방문하게 된다. 2010년과 올해엔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과 함께였고 2011년엔 파리 오케스트라, 내년엔 도이체 캄머필하모니다.

베를린필의 지휘자 사이먼 래틀이 방한하면 그의 아내 막달레나 코제나의 리사이틀도 빠질 수 없다. 체코 출신의 메조 소프라노 코제나는 올해 클래식 음악잡지 그라모폰의 ‘그라모폰 어워드’에서 ‘올해의 아티스트상’에 노미네이트 됐다. 11월에 있을 한국 공연에선 몬테베르디, 비탈리, 카치니 등 바로크 시대 작곡가 중심의 곡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도이체 캄머필하모니와 파보 예르비.                                                                                                                 [자료제공=빈체로]

▷서울시향 플래티넘시리즈Ⅰ=크리스티안 예르비 지휘. 2월 21일. 예술의전당. 아라벨라 슈타인바허 협연.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네메 예르비 지휘. 7월 12일~13일. 예술의전당. 니콜라이 즈나이더의 바이올린 협연.

▷메조 소프라노 막달레나 코제나 리사이틀=11월 21일. 성남아트센터. 바로크 시대 작곡가 중심.

메조 소프라노 막달레나 코제나. 
                                      [자료제공=성남아트센터]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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