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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과 색채, 의상 모두가 조화이룬 뛰어난 연출력의 뮤지컬 ‘아이다’
태양과 달의 상징, 호루스의 눈동자에는 세계가 담겨있고 인간에 대한 애정과 눈물, 인류애가 있다. 호루스의 눈은 이집트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뮤지컬 ‘아이다’ 전면에 장식된 호루스의 눈은 노예로 끌려온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의 사랑을 나타낸 것이기도 하다.

이야기는 한 박물관에서 시작된다. 고대 이집트의 유적을 관람하는 두 사람. 2000년 전 사랑이 이 곳에서 다시 만났다. 누비아의 공주 신분에서 이집트에 끌려와 노예로 지내다 왕과 백성을 구하고 사랑을 위해 죽음을 맞이한 아이다의 이야기가 한국에서도 재현됐다.

지난 2일부터 서울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 ‘아이다’는 2010년 프로덕션과 마찬가지로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며 객석에 진한 감동과 즐거움을 전한다.


팝의 거장이라 칭송받는 엘튼 존과 팀 라이스의 음악은 고대 이집트보다 록스타가 활약하는 미국 뉴욕을 보는 듯 흥겨운 곡으로 꾸며져 말할 것 없이 훌륭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돋보이는 것은 음악 이외의 연출력이다. 색과 빛, 그림자를 잘 이용한 시각적 효과는 알게 모르게 극과 잘 어울린다. 때론 강한 원색으로, 때론 파스텔 톤의 조명으로 표현된 무대와 다양한 색채의 의상이 인상적이다.

무대는 전반적으로 붉다. 짙은 빨간색 배경에 나타난 4명의 궁사의 실루엣 장면은 마치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오프닝을 보는 듯했고 은은한 주황색은 비참한 누비아 출신 노예들을, 강한 적색은 침략과 피, 이집트 병사의 힘과 강렬한 느낌을 잘 나타냈다.


백성들이 아이다를 의지하며 부르는 ‘Dance of the Robe’와 군무, ‘Another Pyramid’의 이집트 군인들이 추는 화려한 춤은 앙상블의 힘이 돋보인 역동적인 장면이었다.

배우들이 공중에 떠서 수영하는 모습을 보여 준 수영장 씬과 독특한 의상이 눈에 띄는 패션쇼 장면은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또 라다메스와 조세르, 이집트 군인들이 입은 중국 풍의 수트, 결혼식을 준비하는 암네리스의 순백의 차이나 드레스도 흑백의 대조를 이뤘다.


주연 배우들의 연기는 노래할 때 더욱 빛났다. 3수 끝에 캐스팅에 성공한 아이다 역의 소냐는 자신의 반쪽을 되찾은 느낌. 작품의 초반부터 칼싸움과 액션을 보여주며 볼거리를 선사한다. 라다메스와 아이다의 ‘Written In The Stars’는 작품을 절정으로 이끌었다. 암네리스의 정선아는 높은 음색, 빠르고 애교섞인 말투로 얄밉지만 사랑스러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때론 진지한 전형적인 공주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웃음과 진지함을 넘나들며 객석에 벅찬 감동을 전하는 ‘아이다’는 내년 4월 28일까지 공연된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사진 제공=신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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