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고 붙여서 가짜 출금전표
재경팀 근무 30대 횡령 기소
‘가위로 오리고 풀로 붙이고 복사기로 복사해서 165억원을 꿀꺽….’
삼성전자 재경팀에서 근무하면서 165억여원의 회사 돈을 빼돌려 해외 원정 도박을 한 대리가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수사 결과, 그는 은행 출금전표에 인쇄된 숫자를 오려붙인 뒤 복사하는 수법으로 가짜 출금전표를 만들어 돈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형사 7부(부장 김재훈)는 은행 출금전표를 위조해 회사 돈을 빼돌려 도박 등에 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상 횡령)로 박모(32) 씨를 구속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 씨는 삼성전자 재경팀 자금그룹에서 근무하던 2010년 10월께 허위로 회계전표 및 은행 출금전표 등을 위조해 돈을 빼돌리는 등의 수법으로 2012년 10월까지 65회에 걸쳐 165억5060만7717원의 회사 돈을 빼돌려 도박 등에 탕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빈 은행 출금전표 수수료란에 인쇄된 숫자를 오려붙인 뒤 복사해 전표를 제출하거나, 수수료 앞에 숫자를 덧붙여 9300여만원으로 부풀린 후 경리팀에 제출해 빼돌렸다.
그는 이렇게 빼돌린 돈을 다른 업체 명의의 계좌로 옮긴 후 이를 환치기 업자를 통해 해외로 송금해 마카오 등지에서 원정 도박을 즐긴 것으로 드러났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