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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도 과연 추억을 곱씹을 수 있을까…힐링 뮤지컬 ‘내사랑 내곁에’
중년과 노년, 젊은이들의 사랑이 다 같을 수 없지만 노래로는 하나가 됐다. 뮤지컬 ‘내사랑 내곁에’는 중년의 세용-윤주 커플과 노년의 승윤-기혜(보라)부부, 젊은 강현-복희 커플이 맞이해야 하는 사랑과 운명을 작곡가 오태호의 주옥같은 곡들로 아름답게 포장한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강현과 복희는 풋풋한 사랑, 안타까운 이별을 맞이한 젊은 한 쌍이다. 세용과 윤주 역시 젊은 시절 아련한 추억과 아쉬운 이별, 뜻밖의 만남을 가진 사람들, 승윤과 기혜는 젊은 시절 짧은 사랑을 기억하며 죽음으로 재회해야 하는 사연들이 있다.

이들 모두를 하나로 잇는 것은 사랑과 이별의 노래다. 오르골에서 들려오는 김현식의 노래 ‘내사랑 내곁에’는 기혜가 기억하는 어머니의 노래. 승윤이 만든 오르골에 담긴 기혜의 멜로디는 수십년이 지나 젊은 강현의 노래로까지 이어진다. 3대를 이어가는 곡은 세대를 넘어 모두의 추억이 된다.


피노키오의 ‘사랑과 우정사이’, 이범학의 ‘이별 아닌 이별’, 이승환의 ‘기다린 날도 지워진 날도’ 등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중반의 곡들이 주를 이룬 ‘내사랑 내곁에’는 주로 90년대 젊은 날을 보낸 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작품이다.

이미 알려진 인기있는 곡들을 모아 극적인 형식으로 잘 꾸며 관객에게 친숙함을 담보하고 갈 수 있다는 것, 곡 자체에 큰 거부감이 없다는 점이 주크박스 뮤지컬의 장점이라면 작품의 성공을 결정짓는 것은 바로 곡을 어떻게 요리하느냐다.

주크박스 뮤지컬이 노래가사를 생각하며 극을 따라가기보다 아는 곡들이 귓가에 맴도는 재미로 작품을 찾는다면 그 즐거움을 관객에게 충분히 전달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룹 아바의 명곡을 뮤지컬로 만든 ‘맘마미아!’가 여러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도 작품의 중심인 노래를 불안요소로 만들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뮤지컬 ‘내사랑 내곁에’는 예측가능한 이야기로 극을 따라가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 알기 쉬운 러브스토리가 작품의 강점이지만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가 과거와 현재를 왔다갔다 한다.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쓴 야반도주, 대학교 사진부 MT, 사연을 주고받는 공중전화, 손을 모으게 만드는 90년대 감성이 충만한 드라마는 30대 이하 젊은 관객들에겐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궁금한 부분이기도 하다. 아이돌이 90년대 명곡을 부르는 시도와 마케팅은 어린 세대를 끌어안으려는 노력의 흔적이다.

그러나 ‘내사랑 내곁에’는 30~40대 관객에게 곡으로 애절한 감동을 전하는 뮤지컬이다. 애틋한 사랑이야기, ‘힐링 뮤지컬’이라는 타이틀은 이들에게 유효하다.

세용 역엔 극 중 윤주가 “걔는 너무 끙끙대”라며 웃음주던 김정민과 박송권이, 윤주 역엔 홍지민과 배해선, 강현 역엔 장우수와 서지윤, 복희 역은 포미닛의 전지윤과 유주혜가, 승윤은 박호산, 강석호, 기혜(보라)는 손현정, 수안, 유리아가 연기한다.

뮤지컬 ‘내사랑 내곁에’는 20일까지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사진제공=아담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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