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은 지난해 10월 이탈리아 국립동양예술박물관에서 14세기의 불화 ‘아미타내영도(阿彌陀來迎圖·사진)’를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이는 국립중앙박물관의 큐레이터가 이탈리아 박물관의 소장유물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고려불화는 그 섬세함과 아름다움이 한국 불교미술의 백미로 일컬어지지만, 현재 세계적으로 160여점밖에 남아 있지 않아 매우 희귀한 실정이다.
이번에 확인된 불화는 아미타불이 오른손을 내밀어 죽은 사람을 서방으로 맞이하는 모습을 그렸기 때문에 ‘아미타불이 와서 맞이하는 그림’이라는 의미에서 ‘아미타내영도’라고 부른다. 광배 부분에 일부 보수 흔적이 있지만 전반적인 보존 상태가 양호하다. 아미타불이 입고 있는 대의(大衣)의 붉은 색과 화려한 금빛 연화당초무늬가 잘 표현되어 수작으로 평가된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얼굴 부분의 양감과 고식(古式)의 연화당초무늬 등으로 미루어 고려 14세기 전반기의 것으로 추정된다. 유사한 작품으로 프랑스 기메박물관 소장 아미타내영도가 있으며, 일본 지온인(知恩院)과 젠린지(禪林寺)에도 같은 형식의 불화가 전한다.
조사한 유물 가운데 삼국시대 7세기의 반가사유상 1점도 함께 확인되었는데, 국보 83호 반가사유상과 같은 계열의 보관(寶冠)을 쓰고 있다. 온화한 얼굴 표정과 이목구비의 표현, 당당한 상반신과 옷주름 등에서 삼국시대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
박동미 기자/pdm@heraldcorp.com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