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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권, OB(Old Boy) 경험 살린다
[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 시중은행들이 퇴직자나 퇴직 연령에 달한 베테랑들의 다양한 경험 활용에 나서고 있다.

은행들은 서류관리나 추심 등 단순 후선 업무를 담당하던 이들에게 차기 정부가 강조하는 서민 및 중소기업 금융 지원 업무를 맡기고 있다. 또 금융그룹 계열사 내 보험ㆍ저축은행에서 은행원으로서의 경험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서민금융 상담 업무에 하나은행 근무 경험자를 배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은 “앞으로 고액자산가 뿐 아니라 서민들도 은행으로부터 금융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이 업무에 하나은행 출신 퇴직자들의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들도 서민 및 중소기업 대상 금융 컨설팅 업무에 퇴직 연령에 달한 은행 직원들을 적극 활용하고 나섰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개설한 서민금융상담창구에 은퇴를 앞둔 직원들을 배치했다. 외환은행의 경우 이르면 2월 개설 예정인 ‘중소기업 국제금융 자문센터’에 해외 근무를 경험한 임금피크제 대상자를 일부 선발할 계획이다.

은행들은 또 금융그룹 계열사에 은행 업무 경험자를 적극 배치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ㆍ외환은행 퇴직 직원들에게 하나HSBC생명 및 하나저축은행 등에서 근무할 기회를 주고 있다. 하나HSBC생명은 이미 하나금융그룹 퇴직자를 활용한 개인대리점 영업채널인 ‘HIP(Hana Insurance Plaza)’를 지난해 개장했다. HIP는 하나은행을 포함한 하나금융그룹의 퇴직자 중 희망자에 한해 개인대리점으로 등록하도록 한 제도다. 국민은행 등도 최근 인수했던 저축은행 경영 정상화를 위해 퇴직한 은행 임원들에게 자문을 맡기기도 했다.

이 같은 은행들의 움직임은 금융 약자로 여겨지는 서민이나 중소기업들에게 양질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퇴직을 앞둔 은행원의 일자리도 창출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은행마다 워낙 인사 적체 현상이 심각한 상황에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고참 직원들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새로 들어설 박근혜 정부는 은행 등 기업들에게 고용안정을 강하게 주문하고 있어 은행권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의 인사적체가 심각하고 수익성 악화까지 겹쳐 퇴직을 앞둔 은행원들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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