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현직 차관이 무료 릴레이 강연 나선 이유는?
[헤럴드경제=윤정식 기자]“여러분은 누가 뭐라해도 이 나라의 에너지를 책임지는 역꾼들입니다. 지금 몰아닥친 잠깐의 시련 때문에 위축되면 안됩니다. 충분히 자부심을 갖고 현장에 임해주시길 바랍니다.”

지난 25일 부산광역시 기장군 고리원자력발전소에 조석 지식경제부 차관이 등장했다. 280여명의 신입사원들을 상대로 강연을 펼치기 위해서다. 조 차관은 “최근 에너지 업계 종사자들의 사기가 말이 아니다”면서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 모두 나같은 고위직들의 일이었지 현장의 에너지 역군들 문제는 아니었기에 우리의 현실을 정확하게 알려주고 희망도 불어넣어줘야 했다”고 말했다.

조 차관은 지경부 내에서도 자타가 공인하는 에너지산업 전문가다. 1981년 제25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뒤 원전사업기획단장, 자원정책심의관, 에너지정책기획관, 성장동력실장을 거쳐 지난 2011년에는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그는 현 정부 마지막 에너지 담당 차관으로서 마무리 작업으로 ‘무료 강연 서비스’에 나섰다. 고리원전을 시작으로 지난 28일에는 지역난방공사 판교 현장, 30일에는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강연, 2월 1일에는 한국석유공사, 4일에는 한국전력공사, 5일은 대전의 에너지기술연구원을 찾는다. 아직은 에너지 관련 사기업을 통한 강연 요청은 들어오지 않는 상황.

보통 차관급이 산하 기관을 찾아 강연을 펼칠 경우 강연료는 약 100만원 안팎 정도다. 하지만 조 차관의 이번 릴레이 강연은 무료다. 조 차관은 “정권이 바뀌어도 현장의 직원들은 그대로 일을 도맡아 수행하기에 이분들에게 강연으로 한수를 가르치는 것이 아닌 내 재임 기간에 무엇을 했고 어떤 과제가 남아있다는 것을 보고하는 차원의 강연”이라며 “강연을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조 차관의 순수한 호의에 각 유관기관도 반색했다. 사장 이하 간부들은 물론 노조위원장들까지 나서 감사의 뜻을 전하는 등 지난해 내내 긴장감이 감돌던 이들 사이에 모처럼 훈훈한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평가다.

현재 조 차관은 퇴임 후 출간을 목표로 대한민국의 에너지 정책과 관련한 전문서적 집필을 계획하고 있다.

yj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