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자영 기자]앞으로 신용카드의 무이자할부 서비스가 자취를 감추게 됐다. 가계부채 축소를 위해 금융당국이 해당 서비스에 대한 거부감을 완강히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카드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앞으로 무이자할부 기능을 탑재한 신용카드의 신규발급이 일제히 중단된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카드 발급 약관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각 카드사에 상시적인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넣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하나SK카드, 비씨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은 무이자할부 혜택을 탑재한 카드를 내놓지 않기로 했다.
당국의 이번 조치는 무이자할부 중단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초 여전법 개정에 따라 상시적인 무이자할부 행사가 중단되며 논란이 일자, 카드사들은 우회적으로 ‘할부 기능을 탑재한 카드’ 사용을 권장해왔다. 약관에 ‘무이자할부 2~3개월 혜택’을 기본적으로 포함한 신용카드는 행사 여부와 상관없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카드사들은 재빨리 고객 선호도가 높은 무이자할부 기능을 탑재한 카드의 신규발급을 준비해오기도 했다.
그러나 당국이 새 무이자할부카드 발급을 금지시킴에 따라 소비자들이 상시적인 무이자할부 혜택을 받을 길은 거의 더 힘들게 됐다. 현재 대부분 카드사들이 설명절을 맞아 진행중인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오는 17일 이후 중단할 것으로 밝힌데다, 해당 기능을 포함한 카드발급도 금지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소비자들은 무이자할부가 가능한 기존의 신용카드를 이용하거나 카드사와 가맹점의 공동 이벤트를 통해서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금껏 ‘일상적인 것’,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던 무이자혜택이 희귀(?)해지게 된 셈이다.
단 현재 발급중인 무이자할부카드의 서비스는 유지된다. 국민카드의 ‘와이즈카드’나 삼성카드 ‘삼성카드4’, 신한카드 ‘심플 카드’, 현대카드의 ‘제로 카드’, 비씨카드 ‘우리V 티아라 카드’등 주요카드사들은 무이자기능 카드를 1~2개 이상 발급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신용카드의 과용이 가계부채 증가를 불러온다고 보는 금융당국의 시선과 무이자할부 등 부가서비스를 축소하겠다는 당국의 의지가 다시한번 확인됐다.
카드사들은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심의 권한이 당국에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을 것 같다”며 “당국의 의지가 워낙 강력해 앞으로 무이자할부 혜택 제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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