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동석 기자]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국고채 거래의 무게중심이 단기물에서 장기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고채 10년물ㆍ20년물 장기채 거래 규모는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특히 10년물 거래는 처음으로 3년물을 추월했다.
상품별로 10년물 거래량은 20조9020억원으로 전월보다 71.3% 증가했다. 이는 2007년 1월 이래 가장 큰 것이다.
또 20년물 거래량도 5조6570억원으로 20년물이 처음 발행된 2007년 1월 이래 최대였다.
작년 9월 중순 처음 발행된 30년물 거래량은 1조5560억원으로 전월(1350억원)의 무려 11.5배로 급증, 장기물이 초강세를 보였다.
거래금액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10년물은 전월보다 72.7% 증가한 22조2310억원, 20년물은 전월보다 98.3% 늘어난 6조3050억원으로 역시 6년 만에 최대였다. 특히 10년물 거래가 처음으로 3년물 거래를 앞질러 눈에 띄었다.
지난달 10년물 거래량은 3년물(19조3190억원)보다 8.2% 많고 거래액은 3년물(19조3830억원)보다 14.7% 컸다. 작년 10년물 거래액은 3년물의 평균 63.0% 수준에그쳤다.
지난달 국고채 5년물 거래량은 72조1910억원, 거래금액은 72조5820억원으로 3년물이나 장기물보다 아직 많은 편이었다.
지난달 장기물 거래가 크게 증가한 것은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하향조정된다고 발표되면서 장기 국고채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분리과세 상품인 물가연동국채도 지난달 거래액이 8489억원으로 전월(2621억원)의 3.2배였다.
장기 국고채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아직 경기회복 추세가 뚜렷하지 않아 금리가 낮은 상태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장기물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정부는 장기채 수요에 부응하고자 지표채권을 5년물에서 10년물로 바꾸고 10년물의 발행 비중을 만기물 중 최대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 등 기관들의 10년물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도 높은 상태다.
이재형 동양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낮은 상태에서 변동성이 줄어 장기채 투자요인이 많다”며 “최근에는 보험이나 연기금의 운영자산도 장기물로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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