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식 기자]나이가 젊을수록 은퇴 시점이 빨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삶의 질 향상과 의학기술의 발전 덕분에 평균 수명은 계속 늘어나는데 일을 할 수 있는 기간은 오히려 짧아진다는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 국민들이 은퇴 이후 삶을 준비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18일 통계청이 발간한 ‘노동생명표 작성을 통한 중ㆍ고령 세대의 은퇴연령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20~30대 젊은 연령의 예상 은퇴 연령이 50~60대 장년층들보다 더 빠를 것으로 관측됐다.
보고서는 현재 60대의 경우 69.6세에, 50대는 65.3세에, 40대는 62.5세에 은퇴를 예상했다. 반면 30대는 59.8세, 20대는 56.3세로 모두 환갑이 되기 전에 은퇴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서 ‘은퇴’란 첫번째 직장에서의 퇴직이 아닌 노동 시장에서의 완벽한 ‘퇴장’을 의미한다.
통계청 관계자는 연구 결과에 대해 “경제활동인구 조사와 완전생명표 등을 바탕으로 자체 제작한 가공 통계”라며 “미래 시점의 취업 확률까지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노동시장의 이탈과 재진입이 모두 반영된 국가 기관의 자체 관측이라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의 젊은층은 평균수명이 길어지는 만큼 은퇴 시기도 현재의 중장년층보다 더 늦어질 것이라는게 기존 통념인데 실제 통계청 예측은 정반대인 것이다.
지난 1970년 61.93세였던 평균수명은 해마다 약 0.5세 씩 증가하며 계속 늘고 있다. 1980년 65.69세에서 1990년 71.28세, 2000년 76.02세, 2011년에는 81.2세로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여성의 평균수명은 84.0세로 189개국 가운데 8위에 올랐을 정도다.
은퇴 이후 사망할 때까지 평균 30년 가까운 시간이 남는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정부가 ‘은퇴’는 ‘끝’이 아닌 ‘제2의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은퇴 후 국민의 삶을 지원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도 금년내 입법을 목표로 ‘노후생활에 관한 법률’을 준비중인데, 관련 법에 현재 20~30대들을 위한 생애설계 교육기반등을 확충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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