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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개속’ 정부조직개편안.. 與 “수정안은 없다” 野 “급한 건 여당”
정부조직개편안 처리로 국회가 ‘시계 제로’ 상태에 빠졌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야당 대표에 전화를 걸어 정부조직개편안 처리에 협조해 달라는 요청을 한 직후 주요 장관 인선 발표 방침이 나온 것이 불에 기름을 끼얹은 형국이 됐다. 개편안 논의가 진행중인데 이미 개편안 확정을 기정사실로 삼고 장관들을 발표했다는 것이 화근이었다. 야당은 ‘국회 무시 폭거’라며 강력 반발을 예꼬했고, 이는 곧 고강도 청문회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야당측에선 일부 내정자들을 두고 ‘반드시 낙마시킨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김기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8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수정안 제시는 금시초문이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저녁 3시간여 동안 진행된 여야 원내대표의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한 비공개 논의가 결렬되자 국회 안팎에선 이날 오후께 새누리당이 수정안을 민주당에 제시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에 대해 김 부대표가 ‘근거 없다’며 일축할 것이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시도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박 당선인은 아직 정부 직제에도 없는 부처의 장관까지 일방적으로 발표했고, 정부조직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에 새 정부 내각을 발표하는 관례도 깼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박 당선인은 스스로 여야의 상생정치를 파괴하고 국회를 통법부로 전락시키고 있다”며 “여야 협의체를 만들어서 국정 전반을 진지하게 논의하고자 합의한 ‘2·7 3자회동’에 충실해 달라”고 요구했다. 문 위원장은 “강력한 견제와 비판으로 잘못된 길로 빠지는 박근혜 정부를 바로잡겠다”면서 “정부조직 개편안 협상과 총리·장관후보자 인사청문회를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고 확실히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통합당도 ‘아쉬울 것 없다’는 분위기다. 윤관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급한 쪽은 여당측 아니겠냐”고 말했다. 당장 새정부 출범이 7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정부조직개편안 처리를 시급히 해야하는 측은 여당임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정부조직개편안 처리가 안됐는데 주요 장관들을 서둘러 발표한 것은 개편안 문제가 감정 싸움으로까지 비화되는 계기가 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시험 문제도 안냈는데 합격자를 뽑은 것이다. 야당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조직개편안 논의의 핵심은 ICT 산업을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떼내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하는 문제다. 이철우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에 출연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이나 해양수산부 부활에 대해서는 민주당도 전혀 반대를 하지 않았다”며 “정치적 공감대가 형성됐고 여야 간에 묵계가 된 사항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어 출연한 박용진 대변인은 “미래창조과학부를 저희가 동의했다는 얘기를 어떻게 그렇게 자신있게 하시냐”며 “법에도 없는 조직 수장을 임명하는 무법에 가까운 일을 하고 계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여야 냉기류는 오는 20일 열리는 정홍원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정점을 찍을 전망이다. 정 후보자의 아들 우준씨는 첫번째 신체검사에서 현역인 1급 판정을 받은 뒤 두번째 신검에서 5급 판정을 받았다. 정 후보자는 위장전입 문제, 김해시 땅투기 의혹, 예금 증가에 대한 소명, 하이닉스 사외이사 시절 부인 명의로 주식을 매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어 진행될 황교안 법무부 장관 내정자와 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고강도 인사청문회도 예고 돼 있다. 황 내정자는 과거 국가보안법을 옹호하는 언급과 전관예우 및 피부질환 병역면제 의혹을, 김 내정자의 경우엔 무기중개업체 근무 경력, 부동산 투기 의혹, 증여세 탈루 의혹 등이 핵심적인 검증 대상으로 거론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황 내정자와 김 내정자에 대한 제보가 의원실마다 쏟아지고 있다. 의원실별로 정리해 집중적인 검증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는 영업정지 직전 한 저축은행에서 예금 2억원 가량을 모두 인출했던 사실이 밝혀지며 논란이 예상된다.



홍석희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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