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19일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 2008년 대구 출마 패배, 2011년 김해 선거 실패, 2012년 통합진보당의 몰락 등이 그의 정계 은퇴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유 전 장관은 19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너무 늦어버리기 전에, 내가 원하는 삶을 찾고 싶어서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떠납니다”고 글을 연 뒤 “지난 10년 동안 정치인 유시민을 성원해주셨던 시민여러분, 고맙습니다. 열에 하나도 보답하지 못한 채 떠나는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라고 썼다.
유 전 장관은 자신의 정계 은퇴 선언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다만 그가 최근 1년 사이 여러 곳에서 했던 언급들은 그의 정계 은퇴가 갑작스런 선택이 아닌, 오래된 고민의 산물임을 짐작케 한다.
그는 지난 2011년 11월 한 인터뷰에서 “이제 나도 퇴물이 되었는데, 자신만 그것을 모르고 아직도 주전이라고 생각하고 나서려는 것은 아닌가”, “한 때 쓰였고, 다른 시대가 되면 자연스럽게 잘 안 보이는 곳으로 치워져야 한다. 현재의 내 모습이 그런 과정 아니겠냐”라고 자신의 현재 상황을 설명한 바 있다.
‘노무현의 정치적 경호실장’으로 불렸던 유 전 장관은 참여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에 임명될 당시 당시 같은 당 의원들로부터 “적절치 않은 인선”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 2008년에는 지역주의 타파를 내세우며 대구 수성구에 출마했으나 지역주의의 벽을 넘지 못했고, 이후 선출직에는 한번도 오르지 못했다. 지난 2011년엔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을 선거에서 참여당의 이봉수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김태호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후보에 패배해면서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2011년 말에는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등을 통합, 통합진보당을 창당했으나 지난해 ‘종북 논란’을 겪으며 당이 와해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유 전 장관은 지난 1988년 이해찬 현 민주통합당 전 대표의 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했으며 16대, 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홍석희기자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