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저소득층의 엥겔지수가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식료품 물가 상승이 심각한 수준이 됐음을 의미한다. 버는 돈보다 먹는 비용이 더 늘어 서민생활이 보다 궁핍해지게 됐다.

26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전체 소비지출은 월평균 125만4583원으로 전년보다 2.9% 늘어났다. 반면 식료품ㆍ비주류음료를 사는 데 쓴 비용은 26만771원으로 3.4% 증가했다.

이에 따라 소비지출에서 식료품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엥겔지수는 20.79%로 전년(20.70%)보다 악화됐다. 2004년 20.80%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고, 전국 단위 조사를 시행한 2003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다.

하지만 여기에는 외식 등으로 인한 지출액은 포함되지 않았다. 일반 식당, 배달 음식, 패스트푸드 등에 쓴 비용인 ‘식사비’까지 포함하면 1분위의 실질적인 엥겔지수는 30.87%까지 오른다.

대조적으로 소득 상위 20%인 5분위 엥겔지수는 같은 기간 11.83%에서 11.59%로 낮아졌다. 1분위의 엥겔지수가 5분위보다 배가량 높아 저소득층의 먹을거리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얼마나 큰지가 수치로 나타난 것이다.

지난해 물가가 안정됐음에도 엥겔지수가 오른 것은 식료품 물가가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윤정식 기자/yj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