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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체류 3일 내내 부적절한 ‘술판’…제재는 단 한번도 없었다
美순방 첫날 뉴욕 도착하자마자 ‘술자리’
정상회담 열린 워싱턴서도 만취모습 목격

7~8일 성추행 당일 행적도 여전히 의문
靑 관계자들 기억에만 의존해 의견 분분

국가적 중요공무 망각한 ‘막가파식 행동’
외교사에 찾아볼수없는 망신 지적 봇물




대통령 방미 수행 중 성추행 물의를 빚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미국 체류 기간 내내 부적절한 술자리를 갖고, 만취한 상태가 수차례 목격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수행하면서 언론 브리핑을 담당해야 할 대변인이 사사로이 ‘술판’을 벌였지만, 제재 한 번 받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 순방이라는 중요한 공무를 수행하고 있는 윤 씨의 ‘비상식적 막가파식 행동’에 대해 청와대 비서실은 물론 주미 한국대사관, 국가정보원 등이 컨트롤을 하지 못해 세계 외교사에서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국가 망신을 당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방미 수행단에 따르면 윤 씨는 미국 순방 첫날인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술판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방미 수행단 한 관계자에 따르면 윤 전 대변인은 이날 프레스룸 인근 회의실에서 밤늦게까지 인턴 5~6명과 술자리를 가졌다. 윤 씨는 이것도 모자랐는지 자신의 호텔 방으로 밤늦게 올라가서 담당 인턴을 불러 자신의 방으로 술을 주문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에도 윤 씨는 인턴에게 “술 한잔하자”고 요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3일 후 벌어질 성추행의 전조는 대통령 방미 첫날부터 예고된 것이다.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전면 부인한 것과는 전혀 상반된다.

전성오 뉴욕 총영사관 공보관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다른 인턴들에게 확인해보니 (담당 인턴이) 방에 올라갔을 때 윤 전 대변인은 가운을 걸치고 있었고 나가려고 하는데 술 한 잔 같이 하자고 얘기했다고 해 바로 나왔다. (담당 인턴이) 울먹였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다음날 아침 일찍부터 박 대통령의 일정이 빼곡하게 잡혀 있는데도 불구하고 늦게까지 술을 마신 것도 모자라 고위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을 한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윤 씨은 볼썽사나운 행각은 제때 보고되지 않았으며,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는 것에 대해서도 제재 한번 없었다. 만약 첫날 윤 씨의 행동이 제대로 보고되고, 처신에 대한 문제제기가 됐다면 국가망신은 막을 수 있었던 셈이다.

윤 씨는 다음날 한ㆍ미 정상회담에 열리는 워싱턴에서도 술 자리를 갖는 것이 목격됐다. 이날 워싱턴 한 중국 음식점에서 인턴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겸한 자리에서 상당히 취해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다른 인턴들이 모두 자리를 비우고 난 뒤에도 윤 씨는 옆에 앉은 담당 인턴과 15~20분가량 더 술을 마셨다. 뉴욕에 도착한 5일부터 성추행 의혹이 있는 7일까지 매일 현지 인턴들과 술을 마신 셈이다.

성추행이 있었다는 7~8일(현지시간) 6시간가량 묘연한 윤 씨의 행적에 대해서도 여전히 파악이 되지 않고 있으며, 이날 상황을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 관계자들 모두 자신의 기억에만 의존해 서로 다른 말들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윤 씨는 기자회견에서 7일 오후 9시30분부터 10시까지 W호텔 바에서 술을 마신 게 전부라고 했다. 하지만 방미 순방단 일행의 목격에 따르면 윤 씨는 8일 새벽 2시께, 새벽 4시께 숙소인 페어팩스 호텔에서 만취상태로 목격됐다. 누군가와 계속해서 술자리를 같이했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한국시간과 현지시간이 막 섞이다 보니 청와대 인지시간에서부터 모든 게 분명치 않다”며 “누군가 상황을 장악하고 대처를 해야 하는 게 기본인데 그게 안돼 이런 불상사가 벌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공식수행원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동선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부적절한 행동에 대한 제재 하나 없었던 것이 이번 윤 씨의 성추행 의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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