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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미 고위급회담? 더 이상 통미봉남은 없다”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더 이상 통미봉남은 없다”

북한이 남북 당국회담 무산 이후 전격적으로 미국에 고위급회담을 제안하면서 일각에선 평양에서 서울을 거치지 않고 워싱턴으로 곧장 가는 통미봉남(通美封南)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지만 정부는 결코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남북관계는 경색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지만 북한과 미국이 각각의 정치적 필요에 따라 한반도 정세를 풀어가는 통미봉남 현상이 종종 빚어지곤 했다.

1994년 남북관계가 김일성 주석 조문파동으로 최악의 국면에 놓였을 때 북한과 미국이 따로 만나 제네바합의를 도출했던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통미봉남은 옛말이고 이제 중국과 협력해 북한을 국제무대로 나오도록 설득하는 통중봉북(通中封北)이 시대에 맞다고 한 지난 정부 때도 마찬가지였다.

미국은 2008년 5월 대북식량지원에 미온적이었던 우리 정부 입장과 달리 50만t 대북식량지원 계획을 일방적으로 밝혀 이명박 정부를 곤혹스럽게 했다.

또 남북관계가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 이후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던 2012년 미국은 북한과 24만t 식량지원과 장거리로켓 발사 및 핵실험 유예 등을 주고받는 2·29합의를 도출하기도 했다. 모두 미국이 한미동맹보다 자신의 국익을 우선시한 조치로 풀이됐다.

하지만 정부는 현재 상황은 그 때와 전혀 다르다고 강조한다.

정부 관계자는 18일 “과거에는 통미봉남으로 오해될 수 있는 일부 사례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와 핵실험 이후에는 중국까지 나서서 대북압박에 나서는 등 판 자체가 바뀐 상황이다. 통미봉남은 전연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전날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참석차 북아일랜드로 날아가던 중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화를 건 것은 상징적인 장면이다.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단순히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하게 되면 그 사이에 북한이 핵무기를 더 고도화하는데 시간만 벌어줄 뿐”이라며 북한이 제의한 북미 고위급회담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전달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도 같은 날 국회에서 “한미간 긴밀한 논의를 주고받고 있다. 북미대화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한국을 배제한 북미대화 가능성에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대원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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