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경태 최고위원이 문재인 의원에 대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문 의원이 최근 기자들과의 산행에서 ‘국민 참여’가 중요하다며 김한길 대표의 ‘당원 중심주의’를 비판한 것에 대한 재반박 차원이다.

조 최고위원은 21일 오전 민주당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서 “최근 문재인 의원이 ‘현재 우리 당원은 불과 몇만명에 불과하고 지역적으로 편중돼 있어서 당원중심으로 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발언했다”며 “이는 참으로 유감스러운 발언이다. 민주당의 주인은 민주당원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수만명의 민주당원이 일반 국민의 의사와 동떨어질 수 있다는 것은 민주당원을 무시하는 발언이다”며 “당헌당규에는 국민 참여를 보장하고 있다. 사실관계를 호도해 마치 민주당이 국민참여를 모두 자르고 봉쇄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최고위원은 문 의원에게 ‘선거 실패’로부터 얻은 것이 무엇이냐 지적하며 “당체계를 배제하고 당원을 무시하고 당원의 열정을 무력화시키고 당원에 대한 불감증이 결국 다원의 열광을 모으지 못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의 패배에 대한 책임이 문 의원에게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한길(좌부터/국회의원/민주당당대표),문재인(국회의원/사회기관단체인/혁신과통합상임대표)

그는 이어 “문재인 의원에게 당부한다. 지도부를 흔들지 마라. 명계남씨는 우리당 지도부에 망신을 주고 사과 한마디도 없다”며 “(그는) 새지도부 선출에 앞서서 민주당을 박차고 나갔다. 문 의원도 이들과 뜻을 같이한다고 보지 않는다. 민주당 지도부에 믿음을 가지고 힘을 보태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조 최고위원의 발언은 최근 문 의원이 기자들과의 산행에서 김 대표 체제를 비판한 것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문 의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당원 중심주의’ 등을 내세운 김 대표의 지향점이 ‘틀렸다’는 언급을 한 바 있다. 국민참여가 배재된 채 전당대회가 치러진 것에 대해서도 ‘유감’의 의사를 밝혔다. 그동안 김 대표측은 문 의원의 공세에 대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아왔다.

조 최고위원이 문 의원을 ‘공격’한 것은 조 최고위원(사하을)이 문 의원(사상)과 같은 부산을 지역구로 하고 있고, 그간 조 최고위원이 사석에서 ‘문 의원은 초선, 나는 3선’이라고 말하는 등 문 의원을 견제하는 차원의 발언을 자주 해온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김 대표는 우선 국정원 국정조사를 실시하고,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NLL 발언록’을 공개하자고 새누리당에 역제안했다. ‘친노’의 약점인 ‘NLL 발언록’ 공개와 조 최고위원의 문 의원 공격이 큰 틀에선 결국 ‘친노’를 조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편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 전 조 최고위원이 문 의원에 대한 ‘비판’ 발언을 하겠다는 의사를 김 대표에게 밝히자 배석했던 김관영 수석대변인이 ‘발언 자제’를 요구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홍석희기자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