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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자, 5자, 양자...접점 못 찾는 정국
민주당이 청와대의 ‘5자회담 제의’를 공식 거부하면서 ‘난마’처럼 꼬여있는 정국의 해법마련에 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국가정보원에 대한 국정조사와 야당의 장외투쟁,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실종 사건 등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치에 청와대까지 발을 들이면서 이젠 9월 정기국회를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7일 민주당의 ‘5자회담 거부’ 결정은 청와대의 제안 직후부터 예상됐다. ‘격과 형식’을 따지지 않는다는 김한길 당대표의 발언이 있었지만, ‘5자회담은 야당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내부 반발이 용수철처럼 튀어나왔다.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 출연 “청와대가 심각한 난독증에 걸려있다. 우리가 하자는 것은 국가정보원 문제를 매듭짓자는 것이다. 5자 회담에서 얘기할 수 있는 사안은 지금도 각 당에서 충분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독 영수 회담’을 거듭 제의하면서 국정 현안에 대한 ‘담판’을 노리고 나섰다. 원내 현안까지 회담에서 논의될 경우 회담의 밀도가 극히 떨어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통령의 사과와 남재준 국정원장의 사임이 민주당의 줄기찬 요구였다. 그런데 5자 회담은 3자와는 달리 대통령이 중재자처럼 가운데 안게 된다.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이 ‘발끈’한 데는 박근혜 대통령이 전일 국무회의에서 ‘사초증발 문제’를 강도 높게 비판한 것도 빌미가 됐다. 사초증발의 책임을 민주당에 돌렸다는 해석이다.

민주당이 5자 회담카드를 거부하자, 청와대는 일단 두고 보자면서도 얹짢은 속내는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7일 “서로 대화를 하자는 데서는 같은 생각이니 완전히 문이 닫힌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좀 지켜보자”고 말했다. 국가정보원 국정조사와 민주당의 장외투쟁 등으로 정국이 난마처럼 얽힌 상황에서 모처럼 대화의 계기가 조성된 만큼 여지는 남기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하지만 청와대 내부에서는 영수회담 자체가 대통령이 여당 총재를 겸하던 구시대적 발상인데 현 시점에서 민주당이 이를 고집한다며 불쾌하다는 반응도 많다. 특히 일부 참모들은 지난 6월 초 박 대통령의 여야 대표회동 제안을 민주당이 국회 대표 연설을 이유로 연기했는데, 이번에도 5자회담을 거부했다며 ‘부글부글’이다.

3자 회담 카드를 내놓았다, 청와대의 5자 회담 카드를 받아들인 새누리당은 아직 대화성사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황우여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다툼을 줄여서 같은 것을 넓혀가는 게 정치의 본분”이라면서 “대통령과 여야 만남의 장이 무르익어가는 것은 의미가 있으며 남은 차이점은 회동의 의미와 효과”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5인 회동 카드 거부로 일단 공은 다시 청와대로 넘어가게 됐다. 청와대가 대화의지를 꺾지 않는다면 민주당간 물밑조율에 대화형식이 갈릴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청와대 측 5자 회담과 민주당 측 양자회동의 중간형태인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의 3자 회동론에 무게를 실고 있다. 다만 대화형태가 정해지더라도 의제 등에 대해서는 상당기간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최정호ㆍ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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