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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대째 와인과 연애중…칠레 ‘국민 와이너리’ 쿠지노마쿨 오너 카를로스 쿠지노 인터뷰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칠레 와인은 국내에서 유독 강세인 신대륙 와인의 대표주자다. 역사는 프랑스 등 구대륙 와인이 앞선다 할지라도 ‘정통성’ 면에서는 칠레 와인을 얕게 볼 수 없다. 구대륙 와이너리들이 포도나무 뿌리를 갉아먹는 해충인 필록세라로 인해 역사가 단절되다시피 했던 와중에, 칠레는 필록세라의 피해를 받지 않은 유일한 지역으로 남으면서 구대륙 주 품종이었던 까베르네 소비뇽을 지켜냈기 때문이다.

칠레가 필록세라 피해에서 벗어나 와인업계에서 도약하던 당시에 와이너리 ‘쿠지노마쿨’이 1세대로서의 역할을 했다. 150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쿠지노마쿨은 칠레에 와인 사업 DNA를 심은 선구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쿠지노마쿨을 이끌고 있는 오너 카를로스 쿠지노를 지난달 29일 서울에서 만났다.

쿠지노마쿨의 시작은 1856년 스페인 귀족이었던 마티아스 쿠지노가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 남동쪽에 1000㏊의 땅을 구입하면서 부터였다. 이후 그의 아들 루이스 쿠지노가 1860년 유럽에서 필록세라 발병 전인 상태에서 프랑스의 포도나무를 칠레에서 가져와 심으면서 와인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쿠지노마쿨은 칠레의 ‘국민 와이너리’라 할 수 있다. 칠레 와인사업 1세대이자, 칠레에서 유일하게 가족 경영으로만 6대째를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카를로스 쿠지노는 이 사실에 무한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다른 칠레 와이너리들과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 그는 “기술적으로는 별 차이가 없을지 몰라도 역사에서는 많은 차이가 있다”라며 “오랜 세월 동안 와인의 다양성이 변하고, 스타일도 변했지만 우리는 가족 경영 덕분에 일관된 기준을 만들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프랑스의 최고급 양조기술을 고집한다는 점도 쿠지노마쿨이 차별화되는 요소다. 카를로스 쿠지노는 “처음 와인을 만들 때부터 지금까지 우리 와이너리의 와인양조자(와인메이커)들은 모두 프랑스 출신이거나 프랑스에서 교육받은 이들 뿐”이라고 강조했다. 쿠지노마쿨은 ‘이건희 와인’이라 불리는 ‘알마비바’, 프랑스와 미국의 합작품인 ‘오퍼스원’ 등을 만들었던 파스칼 마티가 수석 와인메이커로 있다.

쿠지노마쿨이 칠레의 국민 와이너리인 이유 중 하나는 자국 내에서의 매출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칠레는 술에 붙는 세금이 비싸기 때문에 와인 값이 높게 책정된다. 때문에 대부분의 칠레 와이너리들은 해외 수출에 주력, 자국 매출과 수출의 비중이 1대 9 정도다. 그러나 쿠지노마쿨은 연간 2만5000케이스(총 30만병)만 생산해, 이 중 45%를 자국에서 소비한다.

이 처럼 자국 매출이 높은 것에 대해 카를로스 쿠지노는 “우리는 마케팅 비용을 빼, 가격 거품을 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정말 좋은 와인이라면 굳이 마케팅이나 홍보를 하지 않더라도 소비자들이 알아본다”라며 마케팅에 큰 신경을 안쓰는 이유를 설명했다.

쿠지노마쿨은 몬테스, 산페드로, 콘차이토로 등 여타 칠레 와이너리들에 비해 국내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한국에 진출한 지 2년여밖에 안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2년여 만에 수입사인 길진인터내셔날의 칠레 와인 중 주력제품이 될 정도로 와인 애호가들의 입소문을 타고 있다. 그는 “우리 와이너리의 수출량만 보면 한국이 아시아에서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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