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해태 울음, 국악기 소리가 車에?’...기아차 사운드 디자인 공모전 가보니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길이 4m 안팎의 자동차는 그야말로 디자인의 집합체다. 외관, 인테리어, 사운드 등 어느 한 곳 디자인이 빠지는 법이 없다. 특히 최근에는 사운드 디자인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소음을 줄이면서도 엔진 배기음을 비롯해 필요한 각종 알림음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기술이다. 사운드를 활용해 사람들의 감각을 자극할 수 있는 자동차를 꿈꾸며 지난 5개월간 밤낮없이 달려온 이들이 열정의 결과물을 갖고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CGV 기아관에서는 ‘2013 기아자동차 사운드 디자인 공모전’ 최종 발표회가 한창이었다. 이번 공모전에는 80개가 넘는 팀이 100편 이상의 작품을 접수, 수차례에 걸친 심사를 거쳐 12개 팀만이 이 자리에 참석했다.

발표회장의 분위기는 매우 뜨거웠다. 일반 차의 소리를 디자인한 ‘컨셉K’ 부문의 6개 팀과 콘셉트카의 소리를 디자인한 ‘컨셉F’ 부문의 6개 팀은 각자 고안한 소리를 차량 시연 동영상으로 제작해 보여줘 생동감을 높였다. 또한, 일부 참가자는 직접 판소리를 하거나 녹음 과정에서 사용된 악기나 도구를 연주하는 등의 다양한 퍼포먼스를 곁들여 눈길을 끌었다.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CGV 기아관에서 열린 ‘2013 기아자동차 사운드 디자인 공모전’ 최종 발표회에서 참가자들이 그동안 제작해온 차량용 사운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기아자동차]

참가자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곳곳에서 돋보였다. ‘컨셉K’ 부문 참가자 중에는 징, 꽹과리, 대금 등의 국악기 소리를 방향지시등, 잠금장치 해제 소리, 경적 등에 활용해 많은 참가자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마라카스 등의 이국적인 악기와 아프리카나 남미 지방의 리듬을 이용해 이들 소리를 표현하기도 했으며, 유리잔 속에 채워진 물의 양에 따라 달라지는 소리로 방향지시등의 사운드를 디자인한 참가자도 있었다.

미래 자동차를 고안하는 만큼 ‘컨셉F’ 부문 참가자들의 작품 역시 기발한 것들이 많았다. 상상 속의 동물인 해태의 울음소리를 창작해 주행 중 엔진 소리로 만들어낸 참가자도 있었고, 주행 중에 작동하는 차량의 각종 기계 소리를 오케스트라로 착안해 이들 소리의 조합을 통해 한편의 곡을 연주하는 것처럼 디자인한 참가자도 있었다.

참가자들 역시 이번 기회를 통해서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는 반응이다. 특히 대학생 참가자들은 자동차 음향 전문가들에게 직접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멘토링 시스템’에 대해 크게 만족했다. 이재은(21ㆍ대학생) 씨는 “이번 공모전을 통해 소리를 디자인하는 것이 자동차를 어떻게 더 감성적이고 멋지게 변화시키는지 알 수 있었다”며 “앞으로 자동차에 사용되는 각종 음향효과의 제작 과정에 대해 더 정확하고 자세하게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심사에 참여한 기아차 관계자 역시 공모전을 통해 더 훌륭한 디자인을 위한 영감을 얻었다는 반응이다. 박동철 NVH2리서치랩 연구위원은 “현재 패밀리사운드를 통해 현대차는 ‘모던 프리미엄’이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그랜저HG에, 기아차는 역동적인 느낌을 K7에 적용하고 있다”며 “차종당 20~30개가량 사용되는 차량 음향효과에 대한 디자인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분야”라고 말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엔지니어인 연구원들이 미처 생각치 못한 부분까지 깊이 고민하고 통찰한 참가자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며 “바로 상품화할 수 없을지라도 이후 개발 과정에 큰 도움이 될 소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25일 이번 공모전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며, 오는 10월 2일 수상자로 선정된 6팀을 대상으로 시상식을 열 예정이다.

realbighead@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