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청소기 논쟁’ 삼성VS다이슨 … 제품 실제로 비교해보니

[헤럴드경제 = 홍승완 기자] 영국의 생활가전 업체인 다이슨(Dyson)이 삼성전자가 특허를 침해했다고 영국 법원에 제소한 부분은 ‘조정기술’이다. 간단히 표현하면 청소기의 본체와 바퀴가 따로 움직이게 해 청소기의 이동성을 높인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경주용 휠체어에서 구조를 착안해 자체 R&D 기구를 통해 본체와 바퀴가 따로 움직이는 ‘본체회전’ 구조를 개발했으며 국내에서 특허출원까지 마무리했다.

삼성전자의 모션싱크 청소기와 다이슨의 동급 청소기인 DC37을 놓고 움직임과 디자인을 비교해봤다. 


우선 청소기를 세워놓고 보면 양사 제품이 다소 닮은 느낌을 가지는 게 사실. 원형 형태의 모터부분 앞쪽에 투명한 집진통을 설치한 구조다.

하지만 다이슨이 문제삼고 있는 부분은 전체적인 디자인이 아니다. 양사의 제품을 뒤집어 보면 논쟁이 되고 있는 조정기술 부분에서의 차이점과 유사성을 발견할 수 있다.

먼저 다이슨 제품은 삼각형 모양의 밑판이 일체형이다. 좌우에 작은 바퀴가 달린 가운데 흡기 호스와 연결되는 앞부분에 앞뒤로만 움직이는 고정형 보조바퀴가 달려있다.

반면 모션싱크의 경우는 밑판 자체가 두 부분으로 나뉜다. 큰 바퀴가 감싸고 있는 뒷부분과, 360도 회전하는 보조 바퀴가 달린 전반부가 확실하게 구분돼 있다.

움직여보면 차이가 확연히 느껴진다. 다이슨 제품은 머리부분이 움직이면서 방향을 전환하게 하는 반면, 모션싱크는 후반부의 바퀴 부분이 좌우로 뒤틀리면서 방향을 전환한다. 


이러한 차이는 먼지를 모으는 집진통 부분을 때고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모션싱크의 경우 중앙의 몸통을 중심으로, 이를 감싸고 있는 바퀴부분이 좌우로 90도 이상 틀어지면서 청소기가 사용자를 쫓아가는 구조다. 위에서보면 삼성전자 측이 설명하는 데로 경주용 휠체어의 모양을 연상케 한다.

반면 다이슨 제품은 거북이 머리처럼 전면부가 휘어진다. 휘어지는 폭은 삼성제품보다 좁다. 머리 부분이 향하는 쪽으로 청소기본체가 딸려가는 방식이다. 때문에 아무래도 모션싱크가 더 쉽게 청소기가 따라오는 느낌을 받는다. 

전체적으로 보면 다이슨 제품은 회전축과 이동의 중심이 제품의 앞쪽에 있는 반면, 모션싱크는 뒷부분은 큰 바퀴가 이 역할을 한다. 차이가 분명히 느껴진다.

다만 양사 제품은 다른 제조사 제품들과는 구조적으로 차이를 보였다. 국내 제조사 한 곳과 해외사 1곳의 또다른 제품을 살펴보았더니 모두 몸체가 일체형인 구조였다. 평평한 바닥에 360도로 회전이 가능한 보조바퀴가 세개 붙어있는 형태다. 대다수의 제조사들이 이 방식을 취하고 있다. 청소기의 앞뒤가 따로 움직이는 구조는 다이슨, 삼성 제품이 ‘유이’ 했다. 다이슨은 이부분을 문제제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단순히 청소기의 앞뒤가 따로 움직인다고 해서 이를 무조건 베꼈다고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앞뒤가 따로 움직이는 구조가 다이슨만의 전유물로 볼 수 있느냐”면서 “모서리가 곡선이고 가운데 홈버튼이 있는 스마트폰은 모두 자신들을 카피했다고 주장했던 애플과 비슷한 논리”라고 봤다.

sw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