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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즘 - 허연회> 귀농 · 귀어를 꿈꾸는 그대에게…
귀농·귀어로 대박을 꿈꿨지만, 오히려 육체 노동의 고단함으로 인해 포기하는 경우도 있으며 예측할 수없는 농작물, 수산물 가격변동으로 인해 고생은 고생대로 다 하고, 빈털터리가 될 수도 있다.


귀농족(歸農族)들이 늘고 있다. 어촌으로 돌아가겠다는 귀어족(歸漁族)들도 급증하는 모습이다.

귀농ㆍ귀어족의 급증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다만 최근 그 상승 그래프가 더 가파르다. 10년 전만 해도 몇 백가구에 불과했던 귀농ㆍ귀어족들은 이제 몇 만가구가 됐다. 앞으로 그래프 기울기가 더 우상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 귀농ㆍ귀어족들이 노년층이었다면, 최근에는 젊은층 귀농ㆍ귀어족들이 많아졌다는 것은 새로운 트렌드라 할 수 있다. 노년을 전원생활하며 쉬엄쉬엄 농사를 짓겠다는 이들도 있지만, 직업을 구할 수 없는 젊은층들이 귀농ㆍ귀어족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귀농ㆍ귀어족을 꿈꾸는 이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몇 가지로 요약된다. 대부분이 도시의 피곤한 삶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 대박을 꿈꾸며 귀농ㆍ귀어를 꿈꾸기도 한다. 산업화 초기 농ㆍ어촌을 버리고 도심의 삶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꿈꿨다면, 이제는 농촌과 어촌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꿈꾸고 있는 셈이다. 매스컴에서 귀농ㆍ귀어 후 억대 연봉을 벌고 있다는 소식에 “나도?”하며 기웃기웃 귀농ㆍ귀어에 관심을 갖는 경우도 종종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도심 인구의 지방 유입을 위해 각종 귀농ㆍ귀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문제는 대박만 쫓으며 귀농ㆍ귀어를 선택하는 이들이다.

박지성 선수가 축구로, 류현진ㆍ추신수 선수가 야구로, 김연아 선수가 피겨스케이트로, 박태환 선수가 수영으로 성공을 했다고 우리 아들도, 우리 딸도 축구, 야구, 피겨스케이트, 수영을 시키면 이들 스포츠 스타처럼 될 것이라는 생각만큼 멍청할 수 있다.

귀농ㆍ귀어로 분명 대박이 난 사람은 있다. 당연히 이렇게 성공한 귀농ㆍ귀어 사례들은 TV나 언론 지면에 크게 소개된다.이런 프로그램을 보거나 신문기사를 읽으면서 “나도 가능할 것”이라며 섣불리 판단하는 것은 멍청한 결정이다.

귀농ㆍ귀어는 그 어떤 결정보다 더 신중해야 한다.오히려 주말을 이용해 텃밭을 꾸며 보고, 각종 책을 통해 간접 경험을 쌓는 것이 우선시 돼야 한다. 또 최악의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각종 자연재해가 덮쳐 한 해 농사를 망칠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 태풍으로 비닐하우스가 다 날아갈 수도 있다. 적조ㆍ녹조 때문에 빚더미에 앉을 수도 있다.

귀농ㆍ귀어의 새로운 개념을 정립해야 할 때다.

무작정 대박을 꿈꾸며 떠나는 것은 쪽박이 날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귀농ㆍ귀어 후 도심 생활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삶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까먹지 말아야 한다.

도심에서의 분주함 대신에 느긋함이나 조용함이라 장점이 있을 수 있지만, 일부 귀농ㆍ귀어족 중 이런 분위기를 나른함과 적막함으로 느껴 귀농ㆍ귀어에 실패하는 이들도 상당하다.

대박을 꿈꿨지만, 오히려 육체 노동의 고단함으로 인해 포기하는 경우도 있으며 예측할 수 없는 농작물, 수산물 가격 변동으로 인해 고생은 고생대로 다 하고, 빈털터리가 될 수도 있다. 귀농ㆍ귀어가 꼭 대박만을 안겨주는 파라다이스가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okidok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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