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장애는 ‘틀림’이 아니라 ‘다름’입니다.
‘다르다’는 것 뿐인데, 일할 권리 자체를 박탈당하고, 차별당하는 것은 아니죠.
정부에서 장애인 고용률이 저조한 기업을 발표했습니다.
현재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중앙부처및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은 전체 고용인원 중 3%, 공공기관도 3%입니다. 민간기업, 정부및 자치단체의 비공무원은 지난 2012년 기준으로 2.5%입니다. 내년에는 이 비율이 2.7%로 상향됩니다.
장애인 의무고용 일자리는 지난 2008년 11만1000개에서 2012년 17만2000개로 55%가량 늘어났습니다.
바람직한 현상이죠.
정부가 장애인 취업을 늘리기 위해 기업 수요연계형 맞춤훈련, 장애유형별 특화훈련 등의 직업훈련과 동행면접 등의 취업지원 서비스를 계속 확대해 온 결과입니다.
또 장애인 표준사업장 등 장애인을 다수 고용하는 기업에 대해 소득세나 법인세를 감면해주면서 각종 지원을 강화해온 것도 효과를 발휘했다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장애인 고용비율이 현저히 낮은 기업들이 있습니다.
정부가 이런 기업들의 사명을 공개했습니다.
비난하려고, 지적하려고 이 명단을 공표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오히려 이들 기업들이 인간과 인간의 다름을 인정하고, 그들과 동등한 자리에서 동등하게 노동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받아들여 집니다.
1000인 이상 민간기업의 경우 풀무원식품이 장애인 고용률 0.09%로 가장 저조했습니다. 신영와코루가 그 다음으로 0.1%였습니다.
30대 기업집단의 경우 한국지엠, 두산, 동국제강, 에스오일, 삼성을 제외한 25개 기업집단의 108개 사업장이 장애인 고용률이 1.3%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특히 현대자동차는 11개 사업장, GS, 동부는 9개 사업장에서 장애인 고용률이 현격히 낮았습니다.
공공기관의 경우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0.87%, 한국문화관광연구원는 0.64%였습니다. 기초과학연구원은 단 한 명의 장애인도 고용하지 않았습니다.
국가, 지자체 공무원의 경우 국회가 1.39%였습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0%였습니다.
장애인을 단 한명도 고용하지 않은 곳은 동광주택, GS글로벌, 유니토스, 지오다노, 버버리코리아, 일진글로벌, 메가박스 , 에스에이피코리아, 잡위드 등이 있었습니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보도자료를 내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장애인 고용 관련 수치가 점차 좋아지고 있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일자리를 구하는 장애인이 체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에 명단이 공표된 기관들도 앞으로 장애인 고용을 위해 더욱 노력해주길 바라며, 특히 공공부문과 대기업은 사회적 책임 이행 차원에서 솔선수범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해외의 경우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프랑스가 6%, 독일이 5% 수준입니다. 일본은 오히려 우리보다 낮습니다.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맞추지 못할 경우 1인당 부담금은 월 62만6000원입니다.
그래도 이들 기업들은 부담금 내고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겠다는 기업일 수 있습니다.
이런 기업도 있습니다.
모범사례 기업을 소개하려 합니다.
‘에스아이플렉스’라는 기업이 있습니다. 이 기업은 상시 근로자 887명 중 장애인 근로자 46명을 채용해 지난 2012년 말 장애인 고용률 0.52%에서 올 해는 8.23%로 올렸습니다.
지난 1988년 설립된 연성회로기판(FPCB) 제조업체인 에스아이플렉스는 터치스크린패널, 카메라모듈 등 스마트폰의 핵심부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장애인공단에 적극적으로 장애인 구인 요청을 했고, 생산라인 제조와 품질관리 검사직에 장애인 채용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습니다.
이 기업은 장애인 근로자들이 입사 후 직무적응도 신경 써 신규직원 중 다수를 차지하는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과 직무수행을 위해 장애인고용공단으로부터 보조공학기기를 지원받아 LCD 작업지시장치와 진동디지털시계를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신체의 ‘다름’이 ‘틀림’과 구별되고, 차별이 없어지는 날이 올 거라 믿습니다.
okidok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