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관리·재무통 계열사 구원투수로
그룹차원 신동력 의료·소재분야 임원 재배치
현대車 현장·연구개발·해외시장 인사방점
혼돈의 철강·통신
KT 새수장 선임이후에도 구조조정 지속
대규모 인력이동설…재계 술렁 술럼
올해도 여성임원 발탁규모 초미 관심
최고경영자(CEO)ㆍ임원의 생살여탈권을 쥔 재계 인사가 20여일 뒤부터 연쇄적으로 단행된다. 삼성ㆍLG그룹 등이 이달 말 또는 12월 초부터 인사와 조직 개편을 예고하고 있다. 두드러진 흐름은 상당수 그룹에서 사업구조 개편 수요가 발생, 이에 따른 발탁 인사, 인력 재배치가 전망된다는 것이다. 대기업 임원은 “그룹별 사정은 다르지만 중폭 이상 물갈이 인사의 흐름이 감지된다”며 “일부에선 생존을 위한 파격 인사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특히 최고경영자 ‘찍어내기’ 인사 논란이 일고 있는 KTㆍ포스코는 인적 구조조정설이 현실화할지 숨죽이고 있다. 만만치 않은 국내외 경제 상황에서 최적 인력 조합을 찾기 위한 움직임에 재계는 폭풍 전야다.
삼성ㆍLG그룹 등이 이달 말 또는 12월 초부터 인사와 조직 개편을 예고하고 있다. 상당수 그룹에서 사업구조 개편 수요가 발생, 이에 따른 발탁 인사, 인력 재배치가 전망된다는 것이다. 또한 KTㆍ포스코는 인적 구조조정설이 현실화할지 숨죽이고 있다. 만만치 않은 국내외 경제 상황에서 최적 인력 조합을 찾기 위한 움직임에 재계는 폭풍 전야다. [헤럴드경제 DB] |
▶4대그룹, 미래 준비 위한 인력 재배치 초점=삼성은 예년처럼 12월 초 사장단ㆍ임원인사가 예정돼 있다. 삼성의 핵심인 삼성전자는 주요 사업 부문이 모두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어 ‘경질성’ 인사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다. ‘주마가편’을 중시하는 이건희 회장의 스타일로 미뤄 일부 사업부는 젊은 피 중심의 세대교체성 인사가 예상된다. 다만 그룹 차원에서 진행 중인 사업구조 개편은 삼성 인사를 관통하는 흐름이 될 전망이다. 신수종 사업으로 꼽히는 의료기기ㆍ소재 분야 강화를 위한 인력 재배치가 점쳐진다.
삼성전자의 관리ㆍ재무통들이 비(非)전자 계열사 구원투수로 추가 수혈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삼성엔지니어링이 이런 인사를 실행에 옮겼고, 삼성의 금융계열사들도 이 같은 추세적 흐름 안에 있다는 평가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대체적인 인사 키워드는 ‘미래’이지만 경영권 승계나 사업구조 개편 등 굵직한 화두가 걸려 있어 올해 유독 인사 방향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수시 인사가 관행처럼 자리 잡았지만 정기 인사(12월 중순~연말)에선 올해도 현장ㆍ연구개발 중심, 해외 시장 강화에 방점을 찍을 전망이다. 해외 생산 거점이 확대되고 있어 관련 인사 발표가 두드러질 것으로 안팎에서 예상한다. 최근 2~3년간 현대차그룹의 인사 규모는 늘어나는 추세였으며, 올해도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다음달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총수 재판ㆍ구속 등으로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해를 넘겨 했던 걸 원래대로 돌리는 것이다. 조직의 안정과 더불어 성장을 이루기 위한 분위기 쇄신용 인사로, 변화 폭은 예상보다 작을 것으로 그룹 안팎에서 내다보고 있다. 실적이 극히 부진한 계열사를 제외하곤 대부분 유임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이르면 이달 말 CEOㆍ임원 인사를 한다. 초점은 신성장 동력 확보다. 전자ㆍ화학ㆍ유플러스ㆍCNS 등에 흩어져 있는 에너지 사업의 통합 가능성이 제기돼 관련 인력의 줄이동이 예상된다. LG전자가 사업본부로 승격시킨 자동차부품 사업(VC사업본부)의 확대 가능성도 있다. LG이노텍ㆍ화학ㆍ하우시스에 퍼져 있는 관련 사업 인력의 ‘헤쳐모여’가 긴요한 상황이다.
▶혼돈의 철강ㆍ통신, 대규모 인력 이동?=포스코의 정준양 회장, KT의 이석채 회장의 거취가 철강ㆍ통신업계 인사의 핵심 키워드로 작용하게 됐다. 포스코는 주주총회가 열리는 매년 3월께 정기 임원 인사를 했는데, 2014년도 인사는 정 회장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정 회장은 아직 공식적으로 사퇴 의사를 내놓고 있지 않지만 업계에선 내년 3월 이전에 결단을 내릴 걸로 보고 있다. 새 회장이 선임되면 후임 사장과 임원 인사의 방향과 폭이 결정돼 현시점에서 예단이 어렵다. 다만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대규모 인사이동은 불가피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통신업계에선 임기를 1년6개월 가까이 남기고 사임한 이석채 KT 회장 뒤를 누가 이을 것인가가 최대 화두다. KT는 12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이 회장의 퇴임일자를 정할 예정이다. 이후 2주 안에 CEO 추천위원회를 결성해 본격적인 후임 인선에 돌입한다. KT는 새 수장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사를 신속하게 한다는 방침이어서 이후 임원 인사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KT는 CEO 교체와 함께 임원도 대거 물갈이할 예정이다. 특히 수장이 바뀌더라도 덩치를 줄이는 인적 구조조정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 역시 임원 수 20% 감소, 인건비 5000억원 절감을 연내에 끝내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한편 재계 인사 대원칙인 신상필벌은 올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한 예로 대형 납품 비리로 임직원 수십명이 기소된 대우조선해양엔 문책성 칼바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몇년간 재계 흐름이었던 여성 인력 발탁은 인사 주요 내용에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홍성원ㆍ홍승완ㆍ정태일ㆍ박수진 기자/ho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