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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누적생산 8000만대... 현대ㆍ기아차, ‘잔치는 아직 이르다’
[헤럴드경제= 김상수 기자]국내 자동차산업을 대표하는 현대ㆍ기아차가 기념비적인 성적표를 거뒀다. 창사 이후 올해 10월까지 누적 자동차 생산 8000만대를 돌파했다는 소식이다. 현대차가 1968년 울산 공장에서 코티나를, 기아차가 1962년 소하리 공장에서 최초 3륜 화물차 ‘K-360’을 생산한 지 50여년 만에 이룬 성과이다.

처음 자동차를 생산한 이후 1000만대를 돌파하기까지 30여년이 걸렸지만, 7000만대에서 8000만대로 증가하는 데에는 2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대단한 성장속도이다. 아반떼를 기준으로 8000만대를 한 줄로 세우면 지구를 9바퀴 돌 수 있고, 펼쳐 놓으면 서울시 면적을 덮고도 남는다 하니 역사적으로도 의미있는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이날 업계에 날아온 현대ㆍ기아차 소식은 이뿐만이 아니다. 8000만대 돌파라는 여운이 채 가시기 전이다. 권문식 연구개발본부장을 비롯, 현대차그룹 연구개발(R&D) 부문을 총괄하는 고위 임원 3명을 동시에 경질했다. 현대차그룹이 R&D 부문 고위 임원을 동시에 경질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최근 연이어 불거진 리콜 사태 등 품질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이다.

하루 동안 이 두 소식이 연이어 터진 걸 두고 단순히 우연이라 하기엔 뭔가 뒷맛이 남는다. 8000만대 돌파는 분명 현대ㆍ기아차, 나아가 한국 자동차산업의 잔치이자 성과이지만, 그 감흥을 즐기기도 전에 마치 찬물이라도 끼얹듯 곧바로 파격적인 인사가 단행됐다. 성과에 안주하지 말라고 경고라도 하듯 말이다. 의도한 수순이든 우연의 일치이든 그 효과는 확실해 보인다. 파격 인사 이후 남양연구소를 비롯, 현대ㆍ기아차 내부에 긴장감이 팽배해있다는 후문이다. 8000만대 돌파를 자축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품질경영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항상 최우선으로 강조했던 철학이다. 현대ㆍ기아차가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비결도 ‘품질의 대명사’ 도요타를 비롯, 일본차가 주춤한 사이 뛰어난 품질을 앞세워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했기 때문이다. 최근 연이어 발생한 리콜사태 및 연비 논란 문제 등은 현대ㆍ기아차로는 크나큰 위기가 아닐 수 없다. 파격적인 인사 배경엔 이 같은 위기감이 자리 잡고 있다.

내년은 현대ㆍ기아차엔 그 어느 때보다 도전적인 시기가 될 전망이다. 품질 논란을 이겨내고 신형 제네시스를 비롯, 프리미엄급 모델로 새롭게 세계 시장 문을 두드린다. 일본차 뿐 아니라 유럽차 브랜드 등 경쟁업체의 회복세도 뚜렷하다. 현대ㆍ기아차의 난제인 노사 리스크도 극복해야 한다. 성장통을 겪는 현대ㆍ기아차, 잔치는 아직 이르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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