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창훈 기자] 내년 한국경제가 3.7%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경상수지는 올해보다 다소 축소되겠지만 여전히 많은 수준인 5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KDI(한국개발연구원)은 19일 ‘2014년 경제전망’에서 내년 우리 경제가 수출 증가세가 확대되고 내수도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개선되면서 3.7% 성장해 2012년 이후 계속된 부진에서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정부의 성장률 예상치인 3.9%, 한국은행의 3.8%보다 다소 낮고 국제통화기금(IMF)의 3.7%와 같은 수준이다. 국회예산정책처(3.5%)를 비롯한 국내외 금융기관들의 컨센서스는 3%대 중반 대에 머무르고 있다.
기간별로는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기저효과로 인해 상반기(3.9%)가 하반기(3.5%)에 비해 높겠지만, 전기대비 증가율은 상반기(0.9%)와 하반기(0.8%)가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성장에 대한 내수기여도는 3.6%포인트로 올해(2.1%포인트)에 비해 확대되고 순수출 기여도(0.1%포인트)는 내수 회복에 따른 수입 증가로 올해(0.7%포인트)보다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민간소비는 경기가 회복되면서 소득이 증가하고 원화가치 상승으로 실질구매력이 개선되면서 3.6%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KDI는 예상했다.
설비투자는 대내외 경기가 개선되고 불확실성도 축소됨에 따라 2012년 이후 계속된 극심한 부진이 완화되면서 8.4%의 증가율을 기록, 올해의 -2.5%에서 플러스 전환할 것으로 관측했다.
건설투자는 건설수주의 부진을 감안할 때 최근의 호조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워 올해(7.1%)보다 대폭 낮아진 2.9%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은 세계경제의 회복으로 수출여건이 좋아지면서 6.6% 증가하고 수입도 내수 회복에 힘입어 올해(3.2%)보다 확대된 6.9%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는 올해(690억달러)보다는 다소 축소되겠으나 내년에도 510억달러 내외의 비교적 큰 폭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는 경기회복으로 인해 물가상승세가 점차 확대되겠지만 내년에도 여전히 물가안정 목표를 밑도는 2.0% 내외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업률은 3.1%로 비교적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취업자 증가폭이 올해(35만명)보다 늘어난 40만명 선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전망은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이 3.6%, 원유 도입단가가 내년 연평균 배럴당 100달러 내외로 올해보다 약 5% 하락할 것을 전제로 마련된 것이다. 실질실효환율로 평가한 원화가치는 2014년에 연평균 6% 정도 상승할 것으로 전제했다.
KDI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8%로 정부 예상치인 2.7%보다 0.1%포인트 높다. 내수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의 부진이 다소 완화되는 가운데 수출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다만 단기적ㆍ순환적 측면에서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나 기업 수익성 하락, 가계부채 등의 구조적인 문제가 남아 있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수년간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기업 부문의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영업이익으로 이자 지급이 어려운 잠재 부실 상장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계부채는 처분가능소득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것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 흐름과 관련해 KDI는 그 동안 지속된 내수 부진과 최근의 교역조건 개선에 따른 것으로, 내년 경상수지 흑자 폭 축소는 자연스런 현상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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